| 제목 |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배움의 여정 “선택, 사랑, 훈련, 습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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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선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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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11-10 | 조회수40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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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0.월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400-461) 기념일
지혜1,1-7 루카17,1-6
배움의 여정 “선택, 사랑, 훈련, 습관”
“주님, 나쁜 길을 걸을세라 보아 주시고, 영원한 길로 저를 이끄소서.”(시편139,24)
오늘 시편 화답송 후렴입니다. 날마다 배워야할 것이 참 많습니다. 끝이 없습니다. 수도영성 대가 장 레크레르크(Jean Leclercq)의 책 제목인 “하느님께 대한 갈망, 배움에 대한 사랑”이란 말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책 제목일뿐 아니라 하느님만을 찾는 구도자에게 필수적 자질입니다. 공자의 호학好學 사상에서 보다시피 아마 공자의 배움에 대한 사랑을 능가할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어제 만난 네 경우 분들 에게도 감사와 존경과 더불어 여러면에 걸처 크게 배웠습니다. 만남의 은총, 만남의 축복입니다. 매일 공동전례를 통해서도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 끊임없이 새롭게 회개하며 배우는 수도자들입니다.
1.고등학교 졸업후 50년간 계속 만났다는 한 형제와 세부부와 일곱분이었습니다. 검증된 우정의 사랑이요 참사람들이라 격찬했습니다. 납골당도 같은 곳으로 결정했으니 죽어서도 함께 하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50년 우정이니 멋지게 익어가는 가을 인생처럼 참 아름다웠습니다. 70대 세 부부에게는 “살았다는 자체로 구원이요 성인입니다!” 찬사를 보냈습니다.
2.십여년 이상 모임차 격월로 주일에 앞서 수도원을 방문하여 만남후 떠나는 두 자매의 우정과 성실함입니다. 한 자매는 지극한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운전하며 참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봉사하며 구김살 얿이 한결같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분입니다. 이 의로운 분에게는 하느님 친히 보호자 되어 주심을 깨닫습니다.
3.거의 혼자된 불우한 처지에도 온갖 성실함으로 교회에 봉사하며 두 딸을 훌륭하게 키워내며 뒷바라지 하는 어느 자매도 한결같은 사랑의 노력도 정말 장합니다. 어제 처음으로 모녀 셋이 방문하여 단풍 화려한 정원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4.초등학교 옛 제자들로부터 해마다 받는 쌀 10kg 짜리 12부대를 택배로 선물받았습니다. 13살 때 제자들이 지금은 61세가 된 48년전 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들 9명이 수도원에 보내준 쌀 선물을 어제 받았습니다. “선생님,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 카톡도 받았습니다. 10여년 동안 매가을이면 이렇게 수도원의 옛 스승에게 쌀 선물을 하는 착하고 성실한 제자의 사랑에서도 크게 배웁니다.
이런 순수한 자랑은 팔불출에서 면제되리라 봅니다. 어제 소개했던 두 예술가 수녀의 치열한 성미술에 대한 항구한 열정의 노력에도 크게 배웠습니다. 얼마전 “아펙의 성공을 위해 ‘영혼을 갈아 넣을 정도로’ 총체적 노력을 다했다”는 대통령의 최선을 다한 노력에도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나이들어 세월 흘러 갈수록 배울 것은 끝없이 늘어납니다. 이런 배움에 대한 노력과 더불어 저절로 겸손도 따라 붙기 마련입니다.
제가 강론 쓰는 시간은 배움의 시간이자 공부의 시간입니다. 오늘은 성 대 레오 교황 기념일입니다. 만 61세 선종하기 까지 말그대로 명품인생을 사셨던 명품교황입니다. 이런 명품성인들이 명실공히 가톨릭교회를 명품종교로 만듭니다. 노년에 접어들수록 명품종교 가톨릭교회가 고향집처럼 참 편안하게 생각된다는 이구동성의 고백입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교회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 레오 성인교황에 대한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언급입니다. 현재 레오14세 교황이니 역대 교황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레오1세 교황입니다. 제45대 교황으로 재위 기간 동안 총명한 두뇌와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해 가톨릭교회를 넘어 유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대교황의 칭호를 받은 첫 번째 교황으로, 1754년 교황 베네딕도 14세에 의해 교회학자로 선포됩니다.
민족 대이동 시대에 국가 질서가 전반적으로 와해되고 오랜 제국의 수도가 몰락했을 때 유럽을 구하고 교회를 구한 성인의 활약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비가톨릭 사람들에게 까지 이 교황이 널리 알려진 것은 교황의 재위기간중 훈족과 반달족의 침공을 받았을 때 맨몸으로 용감히 나서 로마를 구출하여 교황의 위엄을 크게 떨친 일입니다. 반달족의 침입이 로마 시내의 약탈은 막지 못했지만 로마의 파괴와 살육만큼 막아냈습니다. 반달족의 왕 가이세리코와 맺은 합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1.그리스도교 교회와 관련 시설은 손대지 않고,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 2.저항하지 않는 사람은 죽이지 않는다. 3.포로를 고문하지 않는다.
정통신앙의 옹호로 고대 교회 초석을 마련했고, 이탈리아의 구원자로 로마시민들은 레오 1세 교황에게 무한한 애정과 충성을 바쳐서, 사실상 로마의 수호자로 받아들여졌고. 이후 로마교황들이 아비뇽으로 유수 이전까지 정치 영역에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교황은 173편 서간과 100여편 강론등 방대한 저술로 교회학자로 선포되니, 그 엄혹한 내우외환의 시기 이런 신학적 위업을 통해 성인의 믿음이 얼마나 탁월했는지, 명실공히 하느님의 사람이었음이 입증됩니다. 레오 교황은 반달족의 로마 약탈 이후 461년 선종합니다.
이처럼 배움의 여정중 배워야 할 것은 끝이 없습니다. “공부하다 죽어라” 어느 고승이 제자 승려들에게 주었다는 말도 생각납니다. 오늘 말씀은 신자들의 공동생활에서 공통적으로 ‘훈련의 필요성(the need for discipline)’에 대해 귀한 가르침을 줍니다. 지혜서의 시작 주제는 ‘하느님을 찾고 악을 피하여라’로 시작됩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아, 정의를 사랑하여라. 선량한 마음으로 주님을 생각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분을 찾아라. 가르침을 주는 거룩한 영은 거짓을 피해 가고 미련한 생각을 꺼려 떠나가 버리며 불의가 다가옴을 수치스러워 한다. 지혜는 다정한 영, 온 세상에 충만한 영은 만물을 총괄하는 존재로서 사람이 하는 말을 다 안다.”
공동체 수행생활의 훈련에 주님의 영, 성령의 역할이 얼마나 지대한지 깨닫게 됩니다. 정의를 사랑하라 했습니다. 우선 덕목의 선택과 사랑, 훈련, 습관에 이르기까지 결정적 도움을 주는 주님의 거룩한 영, 성령입니다. 초월과 내재의 주님을 체험하게 하는 성령의 은총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덕목을 선택했으면, 사랑하는 것입니다. 순종을, 겸손을, 정의를, 침묵을, 고독을, 순결을, 공부를, 자연을, 전례를, 미사를....이처럼 사랑해야 할 것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사랑하라 선사되는 날들입니다. 사랑에 이은 자발적 훈련이요 습관화입니다. 날마다의 한결같은 영적 훈련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평생 배움에 평생 훈련을 통한 습관화가 될 때 진정한 덕이요 영성생활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 단락의 가르침입니다. 1.남을 죄짓게 하지 마라는 대목에서는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하며, 형제들에게 스캔들이 되지 않도록 ‘훈련된 깨어 있음(disciplined vigilance)’을 요구합니다. 스캔들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깨어 경계하는 훈련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2.“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회개의 훈련, 용서의 훈련입니다. 밥먹듯이 숨쉬듯이 회개의 훈련, 용서의 훈련에 깨어 의식적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어제 김수환추기경의 삶에 감명받아 70대 나이에 회개하여 세례 받게 된 형제의 말마디도 잊지 못합니다. 신부님의 “신자생활의 요점은 무엇이겠느냐?” 구두 시험에서 “회개와 구원”이라 대답했다는 말에 모두 성령의 은총이라 하며 감탄했습니다.
3.믿음의 힘입니다. 믿음의 힘이 진짜 힘입니다. 믿음의 힘은 기도의 힘, 하느님의 힘입니다. 청해야 할 바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제자들처럼 믿음을 청하는 것입니다.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만 있어도 돌무화과나무도 복종하여 바다에 심겨질 수 있다 합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신자들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도 회개와 믿음뿐입니다. 벼락공부를 통한 믿음이 아니라 믿음 역시 항구한 훈련 결과 은총의 열매입니다. 회개와 더불어 믿음의 훈련을 위해 날마다의 시편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 훈련의 수행입니다. 무엇보다 날마다 온마음을 다해 참여하는 미사전례 수행보다 믿음, 희망, 사랑의 영적훈련에 좋은 수행도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너희는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녀라.”(필리2;15,1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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