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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의 고백, 나의 고백(베드로,바오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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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6-29 조회수2,574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0, 6, 29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복음 묵상

 

 

디모테오 2서 4,6-8.17-18 (마지막 명령)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 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주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완전히 선포할 수 있었고 그 말씀이 모든 이방인들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나를 사자의 입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내어 구원하셔서 당신의 하늘나라로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영원 무궁토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마태오 16,13-19 (베드로의 고백)

 

예수께서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이르렀을 대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제자들이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이번에는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하고 물으셨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시몬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묵상>

 

오늘은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입니다.

 

초대 교회는 일찍부터 베드로와 바오로 두 사도의 순교를 기념하였습니다. 이 두 사도의 사명은 달랐지만, 두 사도의 일생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많습니다. 같은 복음을 선포하면서 같은 어려움을 겪었고, 같은 시기인 기원후 1세기 60년대에 예수님을 위하여 이 세상의 수도로 알려진 로마에서 순교하였습니다. 교회는 이 두 사도의 신앙과 복음 선포 활동 위에 세워진 공동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드로 사도를 반석으로 하여 세워진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이방인의 사도였던 바오로 사도에 의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의 삶과 신앙을 되새겨보는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두 가지의 질문을 던지십니다.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하더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예수님을 믿고 따르고자 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되는 이 두 가지 물음은 우리에게 하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은 우리 안에서 주님게서 끊임없이 제기하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언뜻 보면 비슷하게 생각되는 이 두 가지 질문은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물음에 답하기에 앞서 과연 이 두 가지 물음 중에서 어떤 것을 더욱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가?'라는 문제가 자신의 중요한 관심사인지, 아니면 내 자신의 믿음과 결단이 중요한 관심사인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많은 경우에 내 자신의 대답은 슬쩍 피하고, 다른 이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곤 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공동체로부터 이어받고 공동체 안에서 고백되는 믿음이기에 다른 형제 자매들의 응답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응답은 우리 자신의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믿는다." 라는 대답과 "나는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믿는다." 라는 대답은 커다란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서 듣고자 원하시는 것은 바로 '우리가 전하는 다른 사람들의 신앙 고백'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신앙 고백'입니다.

 

교회라는 커다란 배를 타고 떠나는 믿음의 항해에서 무임승차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험난한 세상을 올바로 살아가기 위하여 교회에 의탁하고자 할 때, 우리는 '믿음'이라는 삯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믿음'이라는 삯을 지불하고 교회에 올라탈 때 우리 자신이 곧 교회가 됩니다.

 

진정 기쁨과 희망 가득한 신앙 생활을 원한다면, 먼저 자신의 믿음을 곰곰히 되새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믿음은 고백하지 못하면서 다른 형제 자매들의 믿음에 맞춰 억지로 끌려 다닌다면 어찌 신앙 생활이 기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라고 진정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굳은 믿음의 응답을 드릴 때,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응답하실 것입니다. "잘 들어라. 너는 반석이다. 내가 네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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