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 번 살아봅시다..(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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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02-01 | 조회수1,871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난 수도 생활 또는 봉헌 생활이라고 일컬어지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나 역시 늘 삶 속에서 실수하고, 나 자신의 부족함에 쓰러지기도하고, 공동체 안에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 생활 안에서 이러한 것들이 없으려니 생각한다. 마치 천사들만 살아가고 있는 것인냥 생각한다. 내가 이런 현실을 이야기하면 "수사님들도 그래여? 신부님들도 그래여?"라고 토끼 눈을 하며 놀라워 한다.
인간들이 모여살고 있으니 어련하랴! 그래서 과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이 수도 생활이고 우리네 삶인가부다.
수도 생활, 봉헌 생활이란 무엇일까? 이 삶을 교회는 어떻게 정의를 내려주고 있는가?
여러 개념과 학자들의 견해가 있을 수 있겠다.
난 이 삶이 가지고 있는 특별하고도 고유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다른 것들과 구분되지만 그 구분되는 다른 것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구분되는 다른 것들과 하나되어 일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개성이 있으나 그 모든 개성들이 인간이라는 보편의 개념에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삶이 세례 받은 이들이 자신들이 받은 세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실하게(?) 살아가고자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엘리트라는 의식, 선택받은 이라는 선민 의식은 오히려 이 삶을 살아가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참 많은 수도자들, 성직자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듯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이 삶은 어찌보면 너무도 평범한 삶인 것같다. 다른 인간들의 삶과 다름이 없는 그런 삶인 것같다. 그래서 그런지 난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면 이 삶을 권한다. 그리고 살아볼만한 삶이라고 격려한다. 혹시나 수도 생활에 관심이 있는 젊은이를 만나면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난 곧잘 "에이 나같은 (*)도 사는데. 자네는 더 잘살거야" 라고 말한다.
한 인간으로서 성숙하고 싶다면,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그리고 그분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실현하고 싶다면, 권하고 싶다.
이 삶을 말이다.
그리고 주님의 봉헌 축일을 맞이하신 모든 수도자들께 이 공간을 통해서 축하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다.
행복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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