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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탈출]'내일'과 '오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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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2-10 조회수1,945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1년 2월 11일(연중 제6주일) 서울대교구 catholic 청년주보에 게재한 글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탈출기(출애굽기) 15,22-17,7을 먼저 읽고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내일'과 '오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출애 15,1-21)

 

 

승리의 감격도 잠시, 이제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을 향해 힘겹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여정 곳곳에서 내일의 기쁨과 오늘의 고통,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이 끊임없이 일어납니다.

 

'마라'에서! 참을 수 없는 갈증을 느낀 이스라엘은 모세에게 반항합니다. 참 생명을 향한 타는 목마름은 어느새 사라지고, 지금 메마른 목을 적시려는 추한 욕망만이 남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죽음의 물을 생명의 물로 바꾸심으로써 갈증을 풀어주실 뿐만 아니라 결코 없애서는 안 될 참 생명에 대한 희망을 일깨워주십니다.

 

'씬 광야'에서! 배고픔에 지친 이스라엘의 시선은 과거로 향합니다. 자유와 해방으로 채워질 내일은 희미해지고, 억압 속에서 목숨만을 근근히 이어가던 굴욕의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만나와 메추라기로 이스라엘의 주린 배를 채워주시면서 동시에 자유와 해방, 참 생명으로 충만한 내일을 향하도록 이끄십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만나와 메추라기를 필요 이상으로 소유할 수 없습니다. 만나와 메추라기는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소유로부터 자유'와 '불평등으로부터 해방'을 선포하시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므리바'와 '마싸아'에서! 이스라엘은 또다시 하느님께 대들고 하느님을 시험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나일강을 치던 모세의 지팡이로 바위를 내리쳐 생명의 물을 솟구치게 하심으로써, 이스라엘의 굳어진 마음을 산산이 부서뜨리고 내일을 향한 열정으로 다시금 불타오르게 하십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을 향해,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곳으로 떠나는 여정입니다. 그렇지만 수많은 현실의 덫 때문에 때때로 목적을 상실하고 헤매곤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현신의 덫은 무엇인지, 현실의 덫에 걸린 나를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이끄시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이를 이겨내고 있는지 생각해봅시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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