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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2-13 | 조회수3,264 | 추천수36 | 반대(0) 신고 |
아직도 모르겠니?(2/13)
"빵이 없다고 걱정들을 하다니, 아직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느냐? 그렇게도 생각이 둔하냐? 너희는 눈이 있으면서도 알아보지 못하고 귀가 있으면서도 알아듣지 못하느냐? 벌써 다 잊어버렸느냐? …… 그래도 아직 모르겠느냐?"(마르 8,17-18. 21)
<묵상> 살아가면서 <내가 참 바보같구나!> 하는 체험들을 가끔하게 된다. 어리숙하게도 뭔가에 홀린 듯 집착함으로써 잘못과 실수를 범하고 죄를 짓고,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가지고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참, 돌아보면 별일 아니었는데, 그때는 왜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는지… 가끔 수도원에서 살다가 떠난 형제들을 만날 경우가 있다. 대부분 한결같이 자신들의 판단이 잘못되었으니 나 같은 전철은 밟지 말아달라고들 한다. 대부분 수도원을 떠나게 될 때는 무엇엔가 홀린 것 같다. 아무리 이야기를 하고 붙들어도 어찌할 수가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면 정말 신앙이 무언지, 성소가 무언지, 형제애가 무언지 모든 게 엉터리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길을 자세히 살펴보면 발자욱자욱마다 그분의 손길이 있음을 알 수 있을진대 왜 어려움과 역경, 위기의 순간에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수많은 근심 걱정을 하면서도 지금 살아있지 않은가? 그런 문제들이 다 지나가버렸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또 온갖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는 내가 참으로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바로 이러한 나를 두고 주님께서는 <아이고, 이 병신아, 아직도 모르겠느냐? 그렇게도 아둔하냐?> 하며 힐책하시는 것 같다. 마치 주님께서 두번에 걸쳐 그것도 바로 얼마전에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 사천명을 먹이신 기적을 보여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또 빵 걱정을 하는 제자들을 힐책하시듯이…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않든 그분의 손길 안에 있다. 그분이 우리의 도움이신데 무슨 걱정이 그리도 많단 말인가? <너희가 걱정한다고 목숨을 살릴 수 있단 말이냐?> 머리카락 하나도 희게 만들 수 없는 우리가 아닌가?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쓰잘 데 없는 근심 걱정에 사로잡히지 말라!>고 하신다. 그대는 지금 무슨 근심에 사로잡혀 있는가? 그대는 지금 무슨 걱정을 그리도 하고 있는가? 돈 걱정하는가? 자식 걱정하는가? 건강 걱정하는가? 인간 관계에 대해 걱정하는가? 자신의 미모에 대해 걱정하는가? 다, 쓰잘 데 없는 것이다. 아무리 걱정한다손 주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시면 해결이 안된다. 걱정말고 주님을 믿고 오늘 하루 사랑하는데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그분께서 해결해 주시리라. 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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