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황당한 아이의 엄마..(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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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03-04 | 조회수2,350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몇일 전 강원도 지역에서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 중에서 복교를 희망하는 이들을 위한 4박 5일의 수련회를 한 적이 있다. 강원도 교육청의 위탁을 받아서 실행한 수련회 였는데 54명의 남학생들이 다녀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수련회를 참가하고 싶지 않았으나 이 수련회를 수료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복학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수련회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다행이다.
이번 수련회는 참으로 안타까운 경우가 몇 번있었다. 그중에 4박 5일의 일정 중에서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도망을 친(?) 중 3학생의 엄마 때문에 나는 참으로 난처한 경우를 당했다.
수련회를 하루 남긴 4일째 날 아빠와 함께 온 엄마(알고보니 2년 정도된 새엄마였다)는 다짜고짜 아이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
수련회 프로그램이 너무도 힘들었기 때문에 아이가 그만 둔것이 아니냐? 하고 따지는 것이었다.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른다. 그분의 논리라면 54명의 학생들이 모두 탈출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이 나약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은 체 그 모든 책임을 우리에게 떠 넘기는 태도가 참으로 나를 화나게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 아이는 휴학 동안 착하게 지냈고 그 아이가 학교를 복학하고 싶어하니 수료증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아니면 최소한 그 아이가 학교에 복학할 수 있는 증빙 서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 그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냐? 아이를 지도하는 선생님이면 그 정도는 해야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 그 엄마의 논리였다.
난 정작 아이를 위한 것이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 아이가 어린 나이이지만 청소년이기에 이후의 성장을 위해 자신의 선택과 결단으로 행한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아니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 엄마의 논리를 쫒아야 하는지 말이다.
결국 난 수료증이나 여타의 증빙 서류를 써줄 수 없었다. 다른 누구보다 땀 흘리며 성실하게 수련회에 임하는 다른 아이들 때문이었다.
오늘 독서의 말씀은 참으로 냉정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자칫 인간미라는 미명으로 포장된 위선과 비리에 대한 준엄한 잣대를 제시해주고 있다.
원칙이 존중받는 올바르고 성실한 것이 인정받는 분위기를 우리 모두가 원하 건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바로 나의 이기심과 편리함 때문이 아닐까?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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