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는 화해의 삶을 살고 있는가(사순 1주 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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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1-03-09 | 조회수2,534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2001, 3, 9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5,20-26 (성내지 마라)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율법 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보다 더 옳게 살지 못한다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하지 마라. 살인하는 자는 누구든지 재판을 받아야 한다.' 고 옛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사람은 누구나 재판을 받아야 하며 자기 형제를 가리켜 바보라고 욕하는 사람은 중앙 법정에 넘겨질 것이다. 또 자기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다.
그러므로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와 예물을 드려라.
누가 너를 고소하여 그와 함께 법정으로 갈 때에는 도중에서 얼른 화해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고소하는 사람이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형리에게 내주어 감옥에 가둘 것이다. 분명히 말해 둔다. 네가 마지막 한 푼까지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풀려 나오지 못할 것이다.
<묵상>
강론을 준비하면서 제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나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마음으로부터 미워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다행스럽게 예전에 특별히 미움이나 원한을 주고 받은 사람도, 아직까지 미움이나 원한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고해 성사를 주고 미사를 드리기 위해 제의를 입으면서 다시 한번 제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받고 힘들어 하는 사람은 없는지, 내가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여전히 다행스럽게 무던한 인간 관계를 맺어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사 시간에 떳떳한 마음으로 강론을 했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제단에 예물을 드리려 할 때에 너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형제가 생각나거든, 그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그를 찾아 가 화해하고 나서 돌아 와 예물을 드려라.'
미사는 하느님과 화해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과 화해를 하기 전에 이웃과의 화해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과연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와 계신지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진정으로 이웃과 화해하고 이 자리에 오셨는지요? .....
이번 사순 시기 갈라진 이웃과 진정으로 화해하시기를 바랍니다. 대충 대충이 아니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웃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시면서 진정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돌아보시기를 바랍니다. ...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화해는 무조건적인 화해입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손가락질하고 침을 뱉는다해도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품에 안는 화해입니다.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신앙의 힘으로 이루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미사를 마치고 오늘의 묵상을 올리면서 강론을 준비하면서, 미사를 드리러 제의를 입으면서 가졌던 제 자신에 대한 떳떳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미사 때에 했던 강론이 오히려 제 마음을 후비고 들어옴을 느낍니다.
함께 생활하고 있는 이웃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렸던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봅니다. 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은 애써 내 기억에서 지워가면서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더 많은데, 나를 더욱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데...'라고 자위했던 못난 저 자신을 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화해는 무조건적인 화해... 상대방이 나에게 손가락질하고 침을 뱉는다해도 나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품에 안는 화해...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신앙의 힘으로 가능한 화해... 과연 제가 생활 안에서 이러한 화해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인간적인 갈등이나 미움을 믿음과 사랑으로 이겨내려다가도 이내 쓰러져버렸던 나약했던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더 이상 함께 해야 할 이웃으로 인정하지 않고 내쳤던 부끄러운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오늘 제가 한 강론을 책임질 수 있는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간절히 원하신 화해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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