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죽고 싶은 심정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뿌리 없는 꽃 | |||
작성자유영진 | 작성일2001-03-27 | 조회수2,367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당신 구원 그 기쁨을 제게 도로 주소서.
만일, 내가 앞을 못보는 소경이라면, 제대로 걷지 못하는 절름발이라면, 삼십팔 년이란 긴 세월을 누워서 지내야 하는 중풍병자라면 어떤 마음일까? 아니, 지금 나에게 형(刑)이 떨어져 이제부터 소경으로, 절름발이로, 중풍병자로 살아야 한다라고 한다면 어떤 마음일까? 아마도 죽고 싶은 심정이리라. 우리는 세상의 갖가지 어려움들과 불행들로 인해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이 때 주님께서는 실의와 절망에 짓눌려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으로 몸부림치는 나에게, 죄의 어두움으로 인한 공포와 좌절 앞에 상처투성이로 내던저져 있는 나에게 "낫기를 원하느냐?" 하고 물으신다. 그런데도 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래서 "예! 주님, 낫기를 원합니다"하고 대답을 못하는 안타까움에 놓여 있을 때가 많다. 왜 그 분의 소리를 듣지 못할까?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당신 구원 그 기쁨을 제게 도로 주소서." 그래! 우리 마음의 어두움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그래서 그 분을 만나야 한다. 우연이든 의도적이든 그 분과 부딪혀야 하고, 시비를 걸어서라도 그 분과 마주쳐야 한다. 마주치고 보면 난 그 분과 꼭 닮았고,이웃도 그 분과 꼭 닮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다. 아무리 죽고 싶을 만큼의 불행에 내동댕이처져 있어도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참으로 고귀하고도 거룩한 사람임을 잊지말자. 내가 먼저 나를 존중해 주자. 내가 먼저 나를 위로해 주자. 이제 죽고 싶은 마음이 아닌 새 생명을 얻고자 하는 간절한 바램으로 칙칙한 마음의 요를 걷어들고 힘차게 일어서자. 그리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자.
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주님, 저는 차라리 죽고만 싶습니다. 지금의 이 어려움을 헤칠 수가 없어 참으로 비통합니다. 왜 이런 불행을 저에게 내리시는 것입니까?
그러나 주님, 저의 삶에도 아직 하느님의 뜻이 분명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의 이 어려움을 좀 쉽게 넘길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소서. 제가 하늘나라에 이르는 꿈을 결코 버리지 않게 하시고, 혼자만을 위해 죽는 일은 참으로 비천한 삶임을 깨닫게 하소서. 제가 고귀한 인간으로 태어나, 하느님의 영광을 입으며 지금껏 고귀하게 살아온 삶을 얼마간의 어려움 앞에서 꺽어버리려는 일은 너무나도 큰 배신의 죄악임을 깊이 뉘우치게 하소서.
주님, 주님께서는 한쪽 문을 닫으시면 다른 쪽 문을 열어주시는 분이심을 저로 하여금 믿게 하소서. 또한 제가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고귀한 것으로 받들 줄 아는, 겸손하고도 강한 사람이 되게 하시어, 저로 하여금 거룩한 삶의 끝에 어리는, 자연스럽고도 거룩한 죽음에 이르게 하소서. 또한 제 삶이 어려움 속에서 깊이 다져지는 것임을 하느님 안에서 체험하게 하시어, 제가 가족과 세상에 필요한 사람, 나아가 하늘나라에서도 영원히 필요한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소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