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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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영진 | 작성일2001-04-07 | 조회수2,019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나의 이름을 부르지도 않던 민족에게 ’나 여기 있다. 나 여기 있다.’ 하고 말해 주었다. 날마다 나는 배신하는 백성, 좋지 않은 길을 제멋대로 걷는 그들, 언제나 맞대놓고 나의 화를 돋우는 백성들을 두 팔 벌려 기다렸다. - 이사 65,1b-3a -
위의 말씀은 오늘 성무일도 아침기도 때의 성경소구이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제멋대로 사는 우리들을 향해 항상 팔을 벌려 품안에 안기기를 기다리고 계시건만, 우리는 그분을 내치다 못해 결국 죽여버리고자 한다. 예수님께서는 정작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셨던 유다인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제거하려는 그들에게 반항하거나 적개심을 품거나 분노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하느님 안에서 진실로 고독한 사람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계신다. 그렇다! 우리는 나를 알아주어야 할 사람들 - 내 가족, 친구, 동료들 - 에게서 대접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할 때, 우린 슬프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하느님안에서의 거룩한 고독을 가르치고 계신다. 그 고독은 십자가에 못박히는 듯한 처절한 고통이겠지만 바로 그 곳에 부활이 있음을, 그 곳에 두 팔 벌려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가 서 계심을 보게 해 주신다. 그래! 고독은 나를 보게하고, 나를 낮아지게 하며, 나를 죽게 해 주는 거룩함이다. 이웃을 위한 죽음은 패배가 아니요, 나를 새롭게 태어나게하는 부활인 것을 .....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주님, 저는 이웃으로부터 대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도 저를 알아주지 않아 슬프다 못해 분노가 일기도 합니다.
주님, 저를 진실로 고독하게 하소서.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깊은 산 속에서 홀로 향기를 풍기는 작은 풀꽃 하나를 떠올리게 하시고, 아무도 닿지 못하는 멀고 먼 바다 속에서 호젓이 흔들리는 산호초 한 가지를 떠올리게 하시며, 그 누구도 보아주지 않는 들판에서 홀로 아득히 연을 올리는 아이 하나를 생각하게 하소서.
주님, 제가 남들로부터 무턱대고 대접을 받으려는 일은, 다만 자신을 거짓으로 떠받치려는 비참한 장난임을 깨닫게 하소서. 저를 알아주지 않는 사람에게도 평온한 얼굴빛으로 미소하게 하시고, 이제부터는 제가 깊은 곳에서 그윽히, 멀리 숨어서 호젓이, 홀로 깨어서 상쾌히 살아가게 하소서. 하느님 안에서 진실로 고독한 사람만이 진실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임을 뜨거이 체험하게 하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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