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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겸손하게 주님의 길을 걷고 싶다(성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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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4-11 조회수1,846 추천수11 반대(0) 신고

 

 

2001, 4, 11  성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26,14-25 (배반을 약속한 유다, 최후의 만찬 준비)

 

그 때에 열두 제자의 하나인 가리옷 사람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당신들에게 예수를 넘겨 주면 그 값으로 얼마를 주겠소?" 하자 그들은 은전 서른 닢을 내주었다. 그때부터 유다는 예수를 넘겨 줄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무교절 첫날에 예수를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어디에다 차렸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일러 주셨다. "성안에 들어가면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을 터이니 그 사람더라 '우리 선생님께서 자기 때가 가까이 왔다고 하시며 제자들과 함께 댁에서 과월절을 지내시겠다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제자들은 예수께서 시키신 대로 과월절 준비를 하였다.

 

날이 저물었을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와 함께 식탁에 앉아 같이 음식을 나누시면서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배반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몹시 걱정이 되어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지금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나를 배반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은 성서에 기록된 대로 죽음의 길로 가겠지만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화를 입을 것이다. 그는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을 뻔했다."

 

그 때에 예수를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 말이다."

 

 

 

유다가 예수님을 대사제들에게 고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향유를 바르는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일까? 가난한 사람들을 생각하던 자신의 저의(내심 다른 속셈이 있다하더라도)를 이해하지 못했던 스승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을까? 예수님과 열두 제자 공동체의 재산을 관리하는 자리에 있을 정도로 예수님의 신망을 받던 그의 배반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유다가 대사제들에게 예수님을 고발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볼 때 유다의 행위는 이미 순수성을 상실하였습니다. 그것이 돈이든 명예든 유다는 분명 반대급부를 바라고 행위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이스라엘을 위한다는 명목을 유다에게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노예 한 사람 목숨의 값어치 은전 서른 닢과 주님의 생명을 맞바꾼 유다에게 예수님은 더 이상 주님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유다는 적극적인 행동에 돌입합니다. 예수님의 '배반 예고'를 듣고 다른 제자들이 '주님'이라 부르며 자신들은 배반자가 아님을 떨리는 마음으로 변호하는 반면, 유다는 태연하게 예수님을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예수님과의 단절을 선언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한때는 운명공동체였지만 이제는 특별한 관계가 아님을 표명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유다에게서 섬뜩함이 느껴집니다. 돌변한 한 인간의 무서움, 냉혹한 인간 관계의 한 단면을 봅니다. 시편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나를 모욕하는 자가 원수였다면 차라리 견디기 쉬웠을 것을, 나를 업신여기는 자가 적이었다면 그를 비키기라도 했을 것을, 그러나 그것은 내 동료, 내 친구, 서로 가까이 지내던 벗, 성전에서 정답게 어울리던 네가 아니냐, 홀현히들 사라져 버려라." (시편 55,12-14)

 

그러나 유다의 배신 행위를, 베드로가 세 번에 걸쳐 예수님을 부인했던 행위를 쉽게 단죄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은 충실히 주님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해도, 언제 어느 때 유다처럼 예수님을 팔아 자신의 유익을 구하고,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부인하여 자신의 생명을 부지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유다를 거울 삼아,  베드로 사도를 거울삼아 겸손하게 그리고 꾸준히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걸어가고 싶습니다. 지금의 처지에 만족하거나 교만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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