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도와 일(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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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 작성일2001-04-19 | 조회수2,313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13. 기도와 일
나는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법을 배우고자 수도원에 왔다. 나는 여기서 오직 그분 만을 맛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 안에는 ’자기추구’가 강하게 남아 있다. 쓰고싶은 것도 많고, 읽고 싶은 것도 많으며,배우고 싶은 것, 이것저것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그래서 난 하느님께서 언제나 내 곁에 계심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 나는 언제나 내 눈 앞에 있는 것만을 놓치지 않으려고 허덕이면서 정작 그렇게도 가까이 계시는 그분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고 만다.
일에 관한 내 자세에 관해 생각해 봐야겠다. 요 며칠 사이에 내가 배운 것 중에 하나는 기도나 독서, 그리고 찬송보다도 관상적으로 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에는 기도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곳에 와서 확실히 예전 보다 더 많이 기도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살아가면서 내 손으로 하는 일이 곧 기도라는 사실을 몰랐구나 하는 것을 이 곳에서 깨닫게 된 것이 큰 소득이다.
그리고 내 자신의 영광을 추구하고자하는 동기에 의해서 내자신의 삶이 형편없이 좌지우지 되어왔다는 사실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 심지어는 이곳 수도원에 오는 것조차도 나를 미화시키고자 했던 사치스러운 방편은 아니었을까? 나는 노동을, 육체노동을 또 다른 나의 일을 하기위한 시간 벌기의 방편으로 보았던 경향이 있다. 기도에 관한 독서처럼 지극히 영신적인 일 마저도 나는 주를 찬미하는 통로로 삼지 않고 앞으로 할 강의나 저술에 필요한 흥미꺼리를 메모하는 기회로 삼았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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