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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편히 가소서, 주님!(승천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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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5-27 조회수2,091 추천수10 반대(0) 신고

<말씀>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예수께서 그들을 베다니아 근처로 데리고 나가셔서

두손을 들어 축복해 주셨다.

이렇게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묵상>

가끔 돌아가신 어머니나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꿈에 자주 나타나셔서 찹찹합니다고 고민을 상담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전래 토속신앙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 죽어서도 여전히 이 지상에서 이루지 못한 무엇이 있다거나

미련과 아쉬움, 원한이나 감정이 남아 있으면

그 혼이 죽어서도 천국에 가지 못하고

귀신이 되어 구천을 떠돌아다닌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도 수난하시고 죽음을 당하신 후

곧바로 하늘나라로 오르시지 않고

부활하시어 귀신(영)의 모습으로 40일간이나

이 지상을 멤돌며 제자들에게 자주 나타나셨다.

왜 그러셨을까?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과

우리가 돌아가신 조상님을 꿈에서 뵈옵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뭔가 아직도 미련과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뭔가 아직도 걱정이나 근심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걱정은 아마도

내가 떠나면 아직 뭐가 뭔지도 잘 모르는 제자들이

당신을 뒤이어서 이 지상에서의 하늘나라의 건설이라는 막중한 과업(?)을

수행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주 나타나시어 제자들에게 당신이 살아계심과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되풀이 하시며 강조하시고

그들의 믿음을 확고히 해 주신 것이다.

 

이제 그분은 승천하시어 아버지 품으로 가시고자 하신다.

이는 이제 안심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다는 말일게다.

완전히 걱정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야 내가 가서 성령을 보내주기만 하면

부족한 가운데서도 제대로 자신들의 역할과 사명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믿으셨기에 떠나시고자 하시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조상님들이 꿈에 자주 나타나신다면

그분들이 바라는 것,

즉 우리가 우리 자신의 역할과 사명을 올바로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야만 그들도 마음 놓고 하늘나라로 가실 수 있으리라.

그래서 그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미사를 드리고 기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식된 도리로서 그분들이 기뻐하실 삶을 사는 것이

그분들을 영원한 복락에로 보내드리는 길이 될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그분을 안심시키며 보내드릴 수 있는 것일까?

<편히 가소서 주님!>

<이제 안심하소서 주님!>

<걱정은 붙들어 매소서, 주님!>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까?

 

부족하기 짝이 없는 저희들이지만

이제야 알겠습니다.

뭘 해야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다만

당신께서 약속하신 그 성령만 좀 보내주십시오.

아직도 불분명한 것은 진리이신 그분이 가르쳐주신다면

열심히 잘 살아보겠습니다.

 

이제 편히 쉬소서, 주님.

이제 편히 쉬소서, 조상님!

당신 영을 우리에게 보내주시고

그 영 안에서 살게 하소서.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이여,

이제 편히 가소서.

영면하소서.

영복을 누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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