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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출과 열매(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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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중 쪽지 캡슐 작성일2001-06-01 조회수1,553 추천수8 반대(0) 신고

56. 소출과 열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한 15, 5)’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으로 열매(fruitfullness)와

소출(fecundity)에 관해 말씀 하셨었다.

예수님 자신과 모든 인간들이 그분을 통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우리 모두는 진정으로 열매맺는 사람들이요,

소출을 내는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소출’이라는 말은 일상적인 대화에서 그리 자주 쓰이는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곰곰이 새겨보아야 할 말이다.

이 소출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우리 인간존재의

깊은 가능성을 한 걸음 더 일깨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소출이라는 말이 구태의연하게 들리는 까닭은

실제 이 말의 뜻이 오늘날 기술 문명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식구조 안에서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친밀을 불가능하게 하며 소출을 훼방놓는다.

두려움이 우리를 지배하게 되면 인내롭게,

그리고 조용하게 열매를 기다릴 수 있는

거룩한 공간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

 

존재(being)가 행위(doing)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는 잘 안다.

그러나 실제로 아무 것도  해 낼 수 없는 사람들과

함께, 그저 있어보라는 요청 앞에서

나는 나의 생각이나 이야기가 현실과는

얼마나 거리가 먼 내용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장애인들을 나의 스승으로 모셨다.

장애인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산(productivity)이 소출(fecundity)과는 전혀 다른

어떤 것이라는 사실을 내게 가르쳐 주고 있다.

 

이 세상을 사는 우리들 중 어떤 사람은 생산적이고

또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나 우리 모든 사람들은 열매를 맺으라는 부르심을 받았던 것이지

생산적인 사람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지는 않았다.

열매야말로 참 사랑을 판가름하는 기준이요, 내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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