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무나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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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07-08 | 조회수2,091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마태오 9,18-26 <제 딸이 방금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저의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주시면 살아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을 향한 회당장의 확고한 신앙을 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 저는 매일 매일이 너무도 고통스러움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의연히 잘 견디어나가던 한 자매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1주일에 두번씩 신장투석을 해야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았기에 얼굴은 늘 퉁퉁부어 있는 분이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편마저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이 되어 병원에 장기입원하게 되었고, 그런 와중에 외아들은 탈선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자기 한 몸 가누기도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남편 뒷바라지하랴 골치썩히는 아들 뒷치닥꺼리하느라 병원과 경찰서를 밥먹듯이 들락날락해야만 했습니다.
한번은 그분이 너무도 힘에 겨웠던지 저를 찾아와서는 그간 쌓였던 가슴 아팠던 이야기를 한보따리나 제게 풀어놓았습니다.
그 자매님 앞에 저는 어떤 위로의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그분이 살아있기에 겪어야 하는 이런저런 가슴아픈 이야기들을 가만히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한보따리의 이야기를 다 풀어놓고서는 제게 독백처럼 언제나 하시던 말씀으로 이야기를 끝맺으셨습니다.
"신부님! 그래도 살아있는 한 희망을 버려서는 않되겠죠?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제 이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시지 않으시겠죠? 죄송해요! 늘 듣기 성가신 제 이야기만 잔뜩 늘어놔서! 다시 힘내고 열심히 살께요."
그 자매님 모습을 떠올리면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회당장의 주님을 향한 신뢰심을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당장의 신앙을 높이 평가하십니다. 그리고 그의 소원을 들어주십니다.
회당장의 집에 몰려온 회단장의 친지들과 이웃사람들은 너무도 늦게 도착한 예수님을 보며 뒤에서 이렇게들 코웃음치며 수근거렸을 것입니다.
"이미 회당장의 딸이 죽은지 오래 되어 벌써 곡하고 피리부는 사람들이 와서 장례의 절차를 밟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 예수란 자는 이제야 도착해서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가?"
예수님은 유대인들의 이런 비아냥거림과 불신에 찬 마음들에 찬물을 끼얹으시며 회당장의 딸을 살리십니다.
이런 기적의 배경 거기에는 회당장의 예수님을 향한 절대적인 신뢰심과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이 전지전능하신 분임을 믿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이 반드시 제딸을 살리실 수 있는 분임을 믿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이 제 고통을 잘 알고 계시기에 제가 이 고통을 이겨내고 초월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임을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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