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실패한 사람(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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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 작성일2001-08-18 | 조회수1,846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제3처 첫 번째 넘어지다.
넘어짐 : 힘없음, 능력 부족으로 인해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 -- 실패한 자, 멸시받는 자, 아무 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일.
ㅇ어린 아이 - 넘어져도 부끄럽지 않으며 아프면 그냥 운다. ㅇ어른 - 남 앞에 넘어진다는 것은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아파도 주위를 살피며 아프지 않은 척 한다.
넘어짐의 필요성 : 겪은 후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어 더욱 겸손해지며, 주어진 성소의 중요성과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되며, 한 발자국 주님께 가까이 다가갔음을 느낄 수 있게 됨. -- 주님을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되어 거기서 힘을 얻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님 : 전능하신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께서 나약한 인간이 되시어 많은 사람 앞에서 힘없이 넘어지시므로 온갖 수모와 멸시를 당하셨다. 그 동안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고 믿고 따랐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실망을 안겨 주셨다.
나 : 모든 것이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저를 사랑한다고 웃으며 말하던 사람들! 제게 친절을 보였던 사람들! 참 좋을 것만 같았던 일들이 제게 괴로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만을 위하여 부모의 보호 속에 편안하게 살았던 접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제게 무엇을 해주는 사람보다 챙겨주어야 할 사람이 더 많고 제게 주어진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 일을 위해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매사에 긴장하며 잘하려고 애를 쓰는데도 부딪히는 모든 일 안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제가 잘하려는 만큼 효과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남보다 더 잘하는 것까지도 아픈 화살이 되어 제 가슴에 꽂히기 일수입니다.
주님! 그들 모두를 보십시오! 제가 더 이상 무엇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더 이상 견딜 힘이 없습니다. 이곳이 정말 제게 가장 합당한 곳입니까? 진정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시어 이곳에 있게 하시었습니까? 아니면 제가 당신의 뜻을 잘못 알고 이곳을 선택했나요? 혹여 제가 판단을 잘못한 것은 아닙니까?........
이 곳은 제가 생각했던 그런 곳이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잘할 수 있는 제게 맞는 곳이 따로 있다면 거기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주님!...........
편리함만을 추구하고 무엇인가를 얻으려고만 하던 내가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것을 이웃에게 내어주며 자신을 죽이는 작업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기만 합니다.
그래서, 세상과 반대되고 이전에 생활과 반대되는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대한 확신이 없어질 수 있고, 편하게 사는 세상의 다른 사람과 보조를 맞추고 싶은 욕망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로인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마련해 주신 ’자신의 최상의 장소인 성소를 의심’ 하게 되고 급기야는 ’넘어지게’ 됩니다.
이 일은 혼자서 맑은 물을 찾아 위로 오르는 일을 시작한 "물고기"가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너무나도 힘이들고 외로워 친구들과 함께 헤엄치며 놀던 더러운 물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것과도 같고,
열매를 맺기 위하여 땅속에 들어 간 "밀알"이 축축하고 어두운 곳에서 썩기 시작한 자신이 어리석게 느껴져 밝고 건조하고 편안한 창고로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한결같이 그에게 고통을 안겨줄 뿐입니다. 그에게 갑자기 다가온 그 많은 고통을 감당하기가 얼마나 힘겨운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그는 넘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데, 넘어진 그 일로 그는 얼마나 많은 영적인 이득을 얻게 되는지 모릅니다.
"넘어진다"는 것은 남 앞에 자신의 힘없슴을 보여주고 자기 스스로도 자기가 아무 것도 아님을 깨닫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됩니다.
자신을 남 앞에 높이고자 하며 창조주이신 하느님 앞에서조차도 더 잘난듯 생각하는 교만한 마음을 깨부수는 일을 하고자 들어온 길이 십자가의 길이기에 이 3처에서 그 첫 번째 작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남 앞에서 보기좋게 넘어짐으로써 두꺼운 "교만의 벽"을 한 꺼풀 깨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이 3처를 통해서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해 실망을 느끼고 남 앞에도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실패의 쓰라림을 맛보고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님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여기에서는 자기 자신의 힘을 믿고 남에게 자신을 내보이고 싶은 욕심을 없애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씨앗이 땅 속에서 썩는 과정의 시작인 겉껍질이 썩기 시작하는 것과도 같은데 겉껍질은 너무나도 단단하여 쉽게 썩지 않기에 아직도 더 이런 일을 겪어내야만 다 썩게 만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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