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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스톱을 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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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8-26 조회수1,901 추천수11 반대(0) 신고

언젠가 함께 생활하는 형제들과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소풍을 갔다가 심심풀이 삼아 범국민적 오락인 고스톱을 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랜만에 고스톱을 치게 되었는데, 그동안 얼마나 새로운 규칙들이 많이 생겨나고, 또 룰이 복잡해졌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한번도 선을 잡아보지 못하고 계속 돈을 잃게 되었고, 결국은 가끔씩 광만 파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 사회나 공동체 안에도 여러 법이나 규칙들이 있는데, 원래 그것들을 처음 제정할 때는 대부분 공동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동체 구성원 각자의 선익을 위해서 만들어 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경우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법과 규칙들이 오히려 인간을 옭아매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신앙생활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행위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의 근본 정신이자 바탕인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보다는 세세한 규정에 지나치게 몰두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이 저질렀던 실수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실수는 지나치게 많은 율법 규정들을 제정한 나머지 동포들을 경직되고 완고한 신앙생활에로 몰고 갔던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자유분방하고 파격적인 분이셨습니다. 유대 전통이 오랜 세월동안 쌓아왔던 숱한 율법 조항들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단순화시켰습니다.

 

그런가 하면 유대 지도자들의 상식 선에서 도저히 상종하면 안될 사람들이었던 세리나 창녀, 나병환자들의 친구가 되셨는가 하면, 어기면 천벌을 받을 줄로 여겼던 안식일 규정을 여지없이 깨뜨리십니다

 

예수님은 율법의 세부 규정에 전혀 연연하지 않고 율법으로부터 완전히 초월하셨던 자유로움 그 자체이셨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들의 신앙 생활 안에서 혹시라도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에 몰두함으로 인해 율법의 주인공이자 율법의 존재 이유인 하느님과 인간을 무시하고 소홀히 하지는 않는지 반성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과연 매일 매일 기존의 틀을 거듭 털고 매일 새롭게 출발하는 신앙인인지 한번 우리 삶을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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