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이스크림 내기 축구시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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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08-31 | 조회수1,566 | 추천수20 | 반대(0) 신고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운동시간입니다. 해질 무렵 저녁 식사를 끝낸 아이들과 형제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우르르 운동장으로 집결합니다.
편가르기가 끝나면 어떤 내기를 할 것인가 결정합니다. 그리고는 어둠이 내려 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축구시합을 합니다.
내기로 아이스크림이라도 걸게 되면 양 팀간의 긴장은 팽팽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자주 부상자가 속출하곤 합니다.
벌써 십 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제 기억 속에 너무도 생생한 일이 있습니다. 그 날도 축구시합을 하던 한 아이가 무릎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그 아이의 무릎을 치료를 해줄 때의 일이었습니다.
아직 꼬마였던 그 아이의 무릎에 약을 발라주고 일어서는 순간, 그 아이의 발톱이 얼마나 긴지 깜짝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목 뒷덜미를 보니 거기 역시 볼만했습니다.
그 아이와 함께 다시 축구장으로 들어가며 아이의 보호자 입장에서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그 날 저녁 많은 반성을 하면서 쓴 반성문입니다.
"가장 작은 이들을 사랑하셔서 가장 작은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주님! 당신 앞에 아이들 앞에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작고 일상적인 것들이겠지요. 아이들 학교 갈 때 문 앞에 서서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는 일, 하교시간에 기다리고 있다가 <잘 돌아왔다>며 등 한번 두드려주는 일, 돌아온 아이들을 위해 정성껏 간식을 만들어주는 일, 정말 귀찮은 일이지만 아이들 미술준비물 챙겨주는 일, 좀 부족한 아이 하나 붙잡고 수학 문제 함께 푸는 일, 이런 시시해 보이는 일들이 주님 당신께서 원하시는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상처와 고통과 하소연을 외면하는 일이 없게 도와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작은 것의 소중함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일상의 작은 일에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있어 외적인 사도직은 사상누각과도 같은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내 가족들에게 행해야할 작은 의무들에 불충실하면서 행하는 외적인 사도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살아가는 사람들 안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시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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