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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며...(그레고리오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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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9-03 조회수1,639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1, 9, 3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 학자 기념일 복음 묵상

 

 

루가 4,16-30  (나자렛에서 배척을 당하시다)

 

예수께서는 자라난 나자렛으로 가서 당신 습관대로 안식일에 회당으로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읽으려고 일어서서 이사야 예언자의 책을 받아 그 책을 펴시고 이렇게 적혀 있는 대목을 찾아 읽으셨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셨기 때문이로다.  주께서 나를 보내셨으니,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들에게는 해방을, 소경들에게는 시력 회복을 선포하며 억눌린 이들을 해방하여 보내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기 위함이로다."

 

그리고 책을 접어서 시중드는 사람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셨다. 회당에 모인 모든이들의 눈이 예수를 주의해 보았다. 그 때 예수께서는 그들을 향하여 "이 성경(말씀)은 오늘 여러분이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습니다" 하고 말씀하시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모두 그분을 두고 증언하며 그분 입에서 나온 은총의 말씀에 놀라서 "이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였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필경 여러분은 이런 비유를 들어 나에게 '의사여, 네 자신부터 고쳐라. 가파르나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우리가 들었소. 그 일을 여기 당신 고향에서도 해보시오' 하고 말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말씀하셨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합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삼년 육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기근이 심했던 엘리야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과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엘리야는 그들 중 아무 과부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의 한 과부에게만 파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사 예언자 때에 이스라엘에는 나병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들 중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습니다."

 

회당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이 말씀을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들은 들고 일어나 그분을 도시 밖으로 끌어냈다. 그들의 도시는 산 위에 있었는데 그분을 산벼랑에까지 데리고 가서 밀쳐 떨어뜨리려 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떠나가셨다.

 

 

<묵상>

 

사랑하는 벗들을 떠나갑니다.

사랑하는 벗들 한가운데를 가르며 떠나갑니다.

 

남겨진 벗들의 차디찬 시선이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빛처럼 따갑게 쪼여옵니다.

시기와 비난이 뒤섞인 확인할 수 없는 말들이

온 몸 감싸며 초라한 나 하나 쓰러뜨리려 합니다.

 

아프지 않습니다.

쓰러지지 않습니다.

당당하게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슬픔 가득 머금고

사랑하는 벗들을 뒤로 하고 나의 길을 갑니다.

 

따뜻한 눈인사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얼굴 붉히며 헤어지는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당신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기쁨이 되고 싶었습니다,

세상과 사람에게 짓눌려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당신들에게.

그래서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탐욕과 물질의 우상이 씌어 놓은 지배와 종속의 사슬 아래 신음하는 당신들을.

그래서 희망을 주고자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 얽매여 눈에 보이지 않는 은총을 잊어버린 당신들에게.

 

그러나 당신들은 나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나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내가 주고픈 기쁨, 자유, 희망... 이 모두 환상이라고...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봅니다.

그러나 언젠가 사랑, 기쁨, 자유, 희망 함께 할 때가 오겠지요.

그 날 흐드러지게 벌어질 대동의 춤판을 희망하며

오늘은 이렇게 떠나갑니다.

사랑하는 벗들이여 부디 안녕히...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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