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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을 만나러 어디로 갈까나(연중 22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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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1-09-07 조회수1,712 추천수13 반대(0) 신고

 

 

2001, 9, 6  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루가 5,1-11 (고기잡이 기적, 어부들을 제자로 삼으시다)

 

군중이 예수께로 밀려와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에 있었던 일이다. 그분은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셨다. 그런데 보시니 배 두 척이 호숫가에 대어 있었고, 어부들은 거기서 나와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 배들 가운데 하나인 시몬의 배에 오르신 다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라고 그에게 청하셨다. 그리고 자리를 잡고 배에서 군중을 가르치셨다.

 

그분은 말씀을 그치고 시몬을 향해 말씀하셨다. "당신은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당신네 그물을 쳐 (고기를) 잡으시오."

 

그러자 시몬은 대답하여 말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씀하시니 제가 그물을 치겠습니다." 그러고는 그대로 했더니 그들은 물고기를 엄청나게 많이 잡아 그들의 그물이 찢어질 정도였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자기들을 도와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들이 와서 배 두 척을 채우니 배들이 가라앉을 지경이었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보고서는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제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인입니다. 주님"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와 또한 그와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은 잡은 물고기의 양이 엄청나 공포에 휩싸였던 것이다. 또한 제베대오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는데, 그들은 시몬의 동업자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시몬을 향해 말씀하셨다. "겁내지 마시오. 이제부터 당신은 사람들을 낚을 것입니다." 그러자 그들은 배들을 뭍에 대놓고는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랐다.

 

 

<묵상>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고기를 잡으러 강으로 갈까나

 이병에 가득히 넣어가지고서 라라라 라라라라 온다나"

 

어렸을 적 즐겨 부르던 동요입니다. 고기를 잡으러 어디로 가야할까요? 고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지요. 불가능한 것을 시도하는 어리석음을 빗대는 말로서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라는 뜻의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주님을 만나러 어디로 가야할까요?

 

성당에, 기도하기 위한 고요한 침묵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기도할 때... 맞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성당에'만', 고요한 침묵의 시간과 공간 속에'만'이라고 생각한다면 틀린 답입니다. 적어도 주님을 만나는 데 있어서 만큼은 '연목구어'라는 말이 맞지 않으니까요.

 

일상 생활 안에서는 주님과 함께 있음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주님을 만나기 위해 애써 특별한 장소와 시간을 찾는 분들을 보면, 그분들의 열심한 모습에 감동을 느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 생활 안에서, 자그마한 만남들 안에서는 주님을 만나고 있지 못하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만난 어부 베드로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럽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일상 생활 안에서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써 베드로에게 있어서 오늘의 일상은 어제와는 다른 일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부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어디로 갔을가요? 아무데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기 자리를 진득하니 지키고 있었을 뿐입니다.

 

행운의 사나이 어부 베드로! 호박이 덩굴째 들어온다고 했던가... 물고기도 많이 잡고, 주님의 부르심도 받고... 왜 나에게는 이런 행운이 없을까? 아니요. 있었습니다.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이 행운('은총'이라고 하는 것이 신앙인다운 표현이겠죠.)을 지금까지 잡지 못한 것뿐이지요. 높은 곳만, 먼 곳만 바라보고 있으니, 바로 눈 앞에 있는 것을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싶네요.

 

"베르나르도야! 너는 날 만나러 어디로 올거니?"

친구 예수님께서 던지시는 하나의 화두입니다. 벗들에게도 똑같이 말씀하시지 않나요?

 

"가긴 어딜가요? 지금 함께 계시잖아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내게 맡기신 일들을 통해, 당신은 언제까지나 함께 하시잖아요. 함께 하시고 부르시는 당신을 몰라 본 제가 바보죠!"

이렇게 답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그리스도인일이 아닐까요?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하고 있으니까 말이죠. 사랑하는 벗님들 모두 가장 행복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기를 자그마한 두 손 모아 기도드립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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