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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말 너무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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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1-09-07 조회수1,744 추천수12 반대(0) 신고

오늘 우리는 교회 역사 안에 가장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하셨던 분, 성모님의 탄생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마리아와 관련된 기사들을 종합해볼 때, 마리아는 무척 조심스럽고도 신중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강단이 있고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단순했지만 용기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걸으셨던 마리아의 신앙여정은 참으로 험난한 것이었습니다. 때로 아들 예수님으로 인해 받았던 고통이나 상처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 모든 일들을 침묵가운데 묵상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성장시켜 나갔습니다.

    

한번은 마리아의 친척들이 마리아를 찾아와 난리를 쳤습니다. "마리아! 이리 나와보게! 큰 일 났네! 큰 일 났어! 니 아들 예수가 지금 미쳐도 단단히 미쳐버렸네. 어쩔거나! 지금 정치적으로 상황도 안 좋은데, 이대로 놔뒀다가는 큰 일 나것네! 빨리 가서 데려오자구. 어디 무당을 불러 굿을 하든지 의사한테 보여야 된다구."

    

이런 친척들의 걱정을 전해들은 마리아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친척들을 앞세우고 마리아는 잔뜩 걱정스런 얼굴로 예수가 머물고 있는 집 문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차마 집 안까지 들어가지는 못하고 사람을 시켜 예수를 부릅니다. "우리 아들 예수 좀 불러주시오!"

    

그러자 예수님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들어가 예수님에게 어머니와 친척들이 왔다고 말을 전합니다. 보통 머리가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몇 일 집에도 안 들어갔겠다. 적어도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밖으로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는 적어도 어머니한테는 미안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떻게 처신합니까? 밖으로 한번 나와보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한다는 말이 더욱 가관입니다. "누가 내 어머니요 내 친척이란 말인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내 어머니요 내 형제요 내 친척이다." 아! 정말 아무리 메시아라지만 정말 너무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마리아는 그 인간적인 수모를 당하시면서도 침묵하셨습니다.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한 말을 곰곰이 되새기며 하느님의 뜻을 찾기 시작합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것을 마음 속에 간직하였습니다. 한두 번이 아니라 한 평생...습관적이 아니라 진심으로.

    

가슴을 비수처럼 찌르는 예수님의 말을 인간적으로만 해석하려하지 않고 신앙 안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그 고통스런 믿음의 길을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여기에 참된 마리아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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