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침묵 속에서......(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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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미라 | 작성일2001-09-13 | 조회수1,869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1983년 1월 14일 일기] 주님! 사랑의 길을, 십자가의 길을 당신과 함께 걷게 해주심에 감사드리나이다. 당신은 무한하신 고통으로 그 길을 걸으셨음에도 제겐 조금씩, 아주 조금씩 감당할 수 있을 때에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주시나이다. 언제나 당신께서 저를 내치지 않으시리라는 믿음을 갖고 살았는데, 당신은 언제나 사랑으로 그 믿음을 갚아주셨나이다.
이제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려 하옵니다. 두 손을..... 두 발을.......... 십자가에 못 박아 꼼짝도 못하게....... 제 뜻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하소서........
제 주장이 제 뜻이 아무리 세어도 더 이상 표명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겠나이다. 다만 침묵하며 그 곳에 달려 있어야 하겠나이다............
사랑 많으신 주님! 당신께서 사랑으로 십자가에 달려 계셨듯이, 저도 사랑으로 십자가에 달리겠나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므로 많은 죄인들을 당신께로 이끄셨듯이, 저도 십자가에 달리므로 당신 사랑의 길을 모르고 그곳으로 가지 못하는 많은 영혼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고자 원하나이다.
이제 아무 것에도 미련없이, 아무 곳에도 매임없이 그저 십자가에만 달려있게 하소서!
아무런 부도, 명예도, 체면도 이제 제겐 없나이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많은 이 앞에서 옷벗김 당하고, 이젠 기진하여 더 이상 십자가를 지고 더 높은 곳으로 가지도 못하나이다.
주님! 이곳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어 아무 것도 제 뜻대로 하지 않고 오로지, 절대적으로, 순명만 하겠나이다.....
침묵 속에서............ 온전히 침묵하게 하소서.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게 오로지 침묵하게 하소서............. 모든 것 다 당신께서 알아서 해 주시리라 굳게 믿나이다.
저의 두 손을..... 저의 두 발을....... 당신의 손에 온전히 맡겨드리옵니다.......
당신을 통해서 오는 모든 일에 순명하게 하소서. 언제나 십자가에 달려계신 당신만을 바라보며,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만을 묵상하며, 하루 한 시도 당신을 잊지 않고, 저도 당신과 함께 거기에 달려있게 허락하소서.............
모든 이들 아버지께로 이끄시기 위하여 침묵 중에 십자가에 달리신 사랑하올 주님! 저도 많은 영혼을 아버지께로 이끌기 위해서 침묵 중에 십자가에 달려있게 하소서. 그 안에 있는 고통은 당신 사랑임을 굳게 믿게 하소서.........
세 시간 동안이나 십자가에 달리시어 손바닥이 찢어지고, 발등이 찢어져 당신은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나이까?..................
제게 주어지는 모든 고통은 얼마나 당연한 일이옵니까? 주님! 그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한 시라도 잊지 않게 제게 은총을 베풀어주소서. 자비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주님! 극악 무도한 이 죄인의 죄를 용서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통회하는 마음으로 ’슬퍼하는 자’되어 살겠나이다. 더 이상 제 자신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겠나이다. 죽기까지 저의 죄악을, 저의 더러움을, 추악함을 기억하며, 당신의 크신 자비, 당신의 크신 사랑을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완전한 침묵, 절대적인 순명 안에 십자가에 달리신 사랑하올 당신만을 바라보며 온전히 그 안에서만 살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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