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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교자들과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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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09-20 조회수1,627 추천수4 반대(0) 신고

순교자 현양 대축일이다.

7월 5일이 한국 사제들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축일이라면

오늘은 한국 평신도들의 주보 축일이라 할 수 있겠다.

순교자들의 후예인 한국의 묵묵한 평신도들에게 축하들 드린다.

오늘은 또

우리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의 주보 축일이기도 하다.

우리 관구의 이름이 한국 순교성인 관구이기 때문이다.

 

관구 주보축일을 기해

관구봉사자 형제가 각 공동체에 보내신 회람서한에서

우리 순교성인들은 정말로 충성을 다한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우리 또한 우리가 서약한 생활에 충실하고 정성을 다하기로 다짐하는

축일로 삼자고 하셨다.

 

순교자들은 어떤 면에서는 군인들이요 전사들이다.

군인들이 인사를 <충성>하고 바치듯이

순교자들도 <충성>한 사람들이다.

군인들의 충성다짐은 <지상의 나라>를 위한 충성다짐이다.

순교자들의 충성다짐은 <하느님 나라>를 위한 충성다짐일 뿐이다.

 

순교자들에 대해 묵상하다가

테러리스트들과 순교자들이 비슷한 면을 지니고 있음을 보게 된다.

 

순교자들은 그 시대의 반항아였다는 점에서 그 시대의 테러리스트들일 수도 있다.

우리 순교 조상들은 여전히 무지몽매한 양반상놈 구조의 인간관과 사회관을 갖고 있던

그 시대를 완전히 뒤엎을 정도로 테러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테러 사건도

미국 주도의 지배구조에 항변하는 점에서 시대에 대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모르긴해도

이번 미국 자살테러범들은 이슬람에서 볼 때는 순교자들 중의 순교자로 대접받으리라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결국 순교자=테러리스트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우리는 순교자들을 단순한 테러리스트들과는 동일선상에 올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시대의 부조리 앞에서 복음의 진리 때문에 그 시대의 정신을 둘러 엎었다는 점에서

순교자들은 분명 정신적 테러리스트들이었다.

예수님이 그 첫번째 정신적 테러리스트인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순교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의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순교자들은 시대의 선구자로서 자기 목숨을 아낌없이 내어 놓는데

다른 이웃들을 죽음의 도가니로 몰아 넣지는 않는다.

진리를 위해 자신의 한 목숨을 기꺼이 다른 이의 손에 내어 놓는다.

어떻게 보면 바보같지만

자신의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자기 목숨을 내어 놓지만

그 댓가로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것을 당연시 한다.

 

순교자는 박해자에게 수동적으로 목숨을 내어놓지만

테러리스트들은 공격적으로 목숨을 내어던진다.

 

\\\\\\\\\

 

자,

우리 신앙의 조상인 순교자들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단순히 충성을 다하라는 말씀일지도 모른다.

그분들은 테러리스트들이 아니라

그 시대에 복음을, 복음의 진리를, 하느님 나라를 충실히 살고 전파하였을 뿐이다.

그것이 그 시대 상황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여건이였기에 순교자가 되었을 뿐이지

않겠는가?

 

우리 또한 이 시대를 살면서

복음에 충실하고 하느님 나라에 충실하다면

그것이 곧 오늘날에 순교정신을 이어받는 길일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신앙생활하기에 여러가지 여건이 나쁘다고들 불평한다.

경제적인 문제에서부터

직장생활의 어려움,

가정생활의 문제 등...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복음을 살던 여건은

우리보다 훨씬 더 어려웠음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어떤 여건과 상황이라하더라도

우리는

복음에 충성하고

하느님 나라에 충성하면 된다.

 

나는 어디에 충성하고 있는가?

돈에 충성하고 있는가?

명예에 충성하고 있는가?

직장에 충성하고 있는가?

나의 신념에 충성하고 있는가?

국가에 충성하고 있는가?

 

우리가 진정으로 충성해야 할 유일한 곳은

<복음>이요 <하느님 나라>일 뿐이다.

이것을 깨달아야만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순교자들의 후손이 될 수 있다.

 

서로에게 인사하자.

<충>! <성>!

<복음>에 충성!

<하느님 나라>에 충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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