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종자보다는 토양이 문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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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1-09-22 | 조회수1,786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묵상하며...
성인들과 우리 사이에 여러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성인들은 주님의 말씀을 명확히 알아듣고 그것을 평생 마음 속 깊이 간직하며 그 말씀대로 살아 풍성한 결실을 거두었다면 우리는 주님의 말씀이 좋은 줄은 아는데 그 좋은 종자를 잘 간직할 토양이 못되어서 제대로 결실을 못 맺는다는 점일게다.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으며 두 가지 관점에서 항변하고 싶어진다.
첫번째는 아니, 주님께서는 씨를 좀 잘 뿌리시지 아무렇게나 흩뿌려서 결실에 차별이 생기게 만드시나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아니, 처음부터 나라는 토양을 좀 기름진 토양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지 이렇게 척박한 땅을 주셔 놓고는 좋은 결실을 맺으라 하시는가 하는 것이다.
첫번째 항변은 우리가 모두 좋은 토양이라면 주님께서 아무렇게 흩뿌리셔도 늘 좋은 땅에 떨어질 것이므로 내버려두자. 또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이렇쿵 저렇쿵 할 수도 없는 일!
두번째 항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모두는 아마도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대해 불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좋은 부모를 만나고 좋은 영적 스승을 만났더라면 지금같은 모습이 아닐거라는 것이다. 타고난 내 꼬라지가 영 마음에 안든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나는 좋고 기름진 토양으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척박한 길바닥, 가시덤불, 돌밭으로 내어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태어난 내 바탕이 이럴진대 어찌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이 우리 항변의 골자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사실 좋은 토양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좋은 토양은 자갈밭을 일구어 돌을 골라내고 잡풀을 제거해 주고 영양과 많은 퇴비를 자주 넣어주고 햇볕이 잘 들게 해주고 통풍이 잘 되게 해주는 등 끊임없은 가꿈을 통해 기름진 옥토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땅도 3년만 농사를 짓지 않고 관리를 하지 않으면 묵밭, 즉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으로 변해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 내가 받은 땅 자체가 좋은 땅이 아니었다고 불만할 것은 아니다. 내가 받은 땅이 비록 기름지지 못하고 척박한 돌밭이나 길밭, 가시덤불밭이라 하더라도 3년만 제대로 가꾸면 좋은 땅이 될 수 있다.
3년만 제대로 투자해 보자. 그대로 안된다면 이제 주님 그분의 문제이리라. 그래서 내 마음의 밭에서 걸림돌들인 교만덩어리를 주워 내 던져버리고 가시덤불인 세상 근심걱정을 몰아내고 길밭인 고집스러움을 몰아내어 던지자. 그리고 복음 말씀을 자주 묵상하여 햇볕이 잘 들게 하고 기도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할 수 있는 한 애덕실천을 통해 통풍이 잘 되게 만들어 나가자. 그러면 내 마음의 밭도 누구의 밭 못지 않은 좋고 훌륭한 땅이 되리라. 그때에 가서야 주님께서 씨를 어떻게 뿌리시든지 나는 백배, 천배의 열매를 맺어 나갈 수 있으리라.
뭇 성인성녀들이 부럽지 않으리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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