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승의 말씀..(1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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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10-04 | 조회수1,794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신학교 시절 나에게 구약 성서를 가르치셨던 신부님이 계셨다. 전주 교구 소속의 신부님이셨는데 머리 모양이며, 말투가 구약 시대 예언자를 연상시키시는 분이셨다.
강의 시간에 그분이 던지시는 한 마디, 질문 하나가 나를 얼마나 매료시켰는지 모른다. 지금도 그분의 말씀중에 몇 마디는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는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던 시절이었다. 우린 사회 일각에서 점차 분위기를 더해가고 있는 분신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교회 입장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라는 문제로 뜨겁게 대립해있었다.
그래서 그분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스무살 시절에 막시스트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과 사십이 되어서도 아직 막시스트인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
"이 시대에 대의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 시대가 그만큼 악하다는 것이고, 회개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난 하느님이 그 친구들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믿는 하느님은 그런 분이다. 이런 믿음 때문에 내가 어려움에 처한다 할지라도 난 그것을 믿고 싶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그것을 믿으라고 강요하고 싶진 않다."
2001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외치고 있다. 왜 그다지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말하고 그것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기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바로 이 시대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너무도 필요하기에 그런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복음의 전반부는 너무도 섬뜩하다. 예수님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그런 말씀을 하신다면하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수환 추기경님이 말씀하신대로 그분의 자비에 의탁하고 싶은 것은 내가 죄인이기 때문이요,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런 것같다.
앞서 말했던 신부님이 왜 그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믿고 싶어하셨는지를 이제 조금 알 것같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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