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생님과 함께 한 추억의 별똥별 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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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1-19 | 조회수2,353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11월 20일 화요일-루가 19, 1-10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한 추억의 별똥별 쇼>
오늘 새벽(11월 19일 월요일) 하늘에서는 별똥별 잔치가 성대하게 베풀어졌습니다. 천문학자들의 발표에 따르면 사자자리 근처에서 생긴 이 대규모 별똥별 현상(일명 유성우<流星雨> 현상)은 33년주기로 태양주위를 도는 템펠-터틀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많은 별똥별 때문에 생긴다고 합니다.
저는 어제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구나" 증상 때문에 이 장관을 놓치고 말았습니다만, 새벽녘까지 기다렸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수만개의 별똥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여러 학교나 수련관(특히 살레시오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광주광역시 청소년 수련관)에서는 청소년들의 마음에 꿈과 추억을 새겨주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별똥별 잔치"를 계획하였다고 합니다.
학생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선생님들의 제자 사랑이 극진한 남녘 땅 어느 한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과 학생들 전원이 새벽까지 잠을 안자고 기다렸다가 이 "유성우 우주쇼"를 관람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학교 옥상에 자리를 깔고 함께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정경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흐뭇해지는 정경입니다.
그 남녘 학교 선생님들의 청소년들을 향한 배려를 생각하며, 진정한 스승은 제자들의 마음에 추억의 별을 하나씩 심어주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시에 지친 청소년들의 마음 한 구석에 젊은 시절의 소중한 꿈을 한 컷 아로새겨주는 사람, 세상에 지친 청소년들의 마음의 방 한 구석에 잊지 못할 청춘의 사진 한 장을 살짝 걸어주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참된 스승이요 교육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관장 자캐오와의 만남을 통해 자캐오의 마음 안에 작은 별똥별 하나를 떨구어 놓으십니다. 자캐오의 그 무디고 메마른 영혼의 방에 죽어도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의 사진 한 장을 걸어두십니다.
자캐오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자캐오는 이스라엘의 관료중의 관료, 세리 중의 세리였던 세관장이었습니다. 자캐오는 세관을 총괄하던 세관장으로서 세금을 부과하고 거둬들이는데 인정사정 없었습니다. 찔러도 피 한방을 안나올 것 같은 냉혈인간이었습니다. 결국 자캐오는 살아 숨쉬기는 했지, 피도 눈물도 없던 인간, 다시 말해서 영적으로 죽은 인간이었습니다.
이런 자캐오에게 예수님께서 다가가십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의 집에 머무르십니다. 죽었던 자캐오의 가슴에 찬란히 빛나는 별을 하나 떨어뜨림으로써 자캐오의 인생에 다시 한번 생명의 불을 지피셨습니다.
자캐오란 이름은 원래 즈가리야(Zechariah)에서 나온 말로 "하느님께서 기억하셨다"라는 뜻입니다. 죄인 중의 죄인 자캐오, 유다인들이 함께 있는 것조차 부정하게 생각했던 공적죄인 자캐오, 무엇이든 돈과 연관짓던 수전노 자캐오를 예수님께서 기억하시고 그의 가슴에 별 하나를 떨어뜨려 놓음을 통해 새 출발의 길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캐오는 예수님으로부터 온 구원에로의 초대에 이렇게 응답합니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 이런 응답을 통해서 우리는 자캐오가 자신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재평가를 시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캐오에게 있어 목숨처럼 중요했던 재물들은 이제 부차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전에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절대적인 것들이 이제는 쓰레기처럼 되었습니다. 이제 자캐오에게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짧은 순간의 만남이었지만 자캐오 안에서 일어났던 회심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회심-자신의 삶에 대한 재평가-선택. 자캐오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생활방식이 근본적으로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자캐오는 자신이 참으로 불쌍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수시로 자신에게 반문해야만 합니다. 내 삶 안에서 단 한번이라도 결정적 회심의 순간 있었던가?" 혹은 "총체적인 재평가가 있었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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