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싹수가 노란 싸가지 없는 아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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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1-21 | 조회수2,907 | 추천수28 | 반대(0) 신고 |
11월 22일 목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루가 19장 41절-44절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러 그 도시를 내려다보시고 눈물을 흘리시며 한탄하셨다."
<싹수가 노란 싸가지 없는 아이>
일찍이 남편과 사별하여 홀로된 한 어머니를 알고 있습니다. 먼저 떠난 남편이 야속하기 그지없었지만, 끔찍이도 남편을 사랑했던 그녀이기에 재가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철부지 아들 하나를 끌어 안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싹수가 노랗다"는 손가락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구멍가게 물건에 슬슬 손을 대기 시작하던 아이는 점점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조직의 일원이 되어 전국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친척들은 "아들 하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재가나 하라"고 충고했지만, 어머니는 결코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이가 사고를 친다고 해서 결코 버릴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이의 사건 뒷수습을 위해 밥먹듯이 파출소와 경찰서를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소년원에 들어갔을 때 어머니가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 이튿날 보따리를 싸서 소년원 근처에 방을 얻었고,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교도소를 갔을 때, 어머니는 또 다시 짐을 꾸려 교도소 근처에 방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이다시피 면회를 갔습니다. 물론 아이의 옥바라지를 위해 어머니는 해보지 않은 궂은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몹시 추웠던 그 날도 어머니는 가장 일찍 교도소에 도착해서 면회를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수감번호가 방송을 통해 들려오자 익숙하게 면회실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애야 오늘 날씨가 많이 추운데, 혹시 감기 걸리지는 않았니?" 하고 묻는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감기 기운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맺혀져있었습니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던 아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철창 안에서 아들이 바라다본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불쌍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추운 겨울날 감기가 들려 콜록대면서까지 자신을 찾아오신 어머니, 오랜 옥바라지로 인해 나이에 비해 훨씬 늙고 초라해진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러워진 아들은 갑자기 대성통곡을 터뜨렸습니다.
그 눈물을 계기로 아들은 조금씩 어둠의 생활을 청산해나갔습니다. 물론 그 후에도 숱한 우여곡절을 거듭했지만, 지금은 운전기사로 있으면서 어머니와 함께 새 출발을 기약하고 있습니다.
아들의 끊임없는 방황과 타락 앞에 눈물밖에 흘릴 수 없었던 어머니, 그 어머니처럼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물을 흘리십니다. 죽음으로 향해 가는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던 예수님의 마음은 아마도 그 어머니의 마음과도 흡사했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이 세상에서 겪는 갖은 고통이나 끝없는 방황이 너무도 안타까워 찢어질 듯한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배신과 떠나감이 너무도 아쉬워 어쩔 줄 몰라하는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게된다면 그때 우리는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할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눈물 흘리는 예수님, 그분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우리가 파악하게될 때, 우리는 위에 소개해드린 아들처럼 회개와 감사의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리고 결코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매일 우리의 날들이 고통스럽고 비참할지라도 낙담치 않고 다시금 새 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 마음의 가장 핵심은 우리를 향한 자비입니다.
회심의 첫걸음은 주님의 자비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깨닫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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