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갈릴래아 호숫가 달빛 아래서 | |||
---|---|---|---|---|
이전글 | 이전 글이 없습니다. | |||
다음글 | 봄날은 온다 | |||
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1-29 | 조회수2,105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11월 30일 금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마태오 4장 18-22절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안드레아는 갈릴래아 호수를 배경으로 성장했습니다. 갈릴래아 호수는 골란 고원 근처에 있는 큰 호수로서 남북의 길이는 약 20km, 동서의 길이는 약 12km, 둘레는 52km, 깊이는 49m, 수면은 170km²나 되는 큰 호수입니다. 갈릴래아 호수의 물은 헤르몬 산(해발 2,814m)의 눈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었다가, 다시 분출하여 상부 요르단 강을 거쳐, 갈릴래아 호수로 흘러 듭니다.
호수의 크기가 얼마나 컸던지 때로 큰 풍랑이 일 정도였으며, 사람들은 바다(마태오, 요한 복음)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요즘도 갈릴래아 호수에서는 20여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습니다. 지금 가장 잘 잡히는 물고기는 구이가 일품인 청어로서 총 어획고의 60%나 됩니다.
성서상의 여러 상황들을 토대로 가정해볼 때 갈릴래아 호수는 많은 어부들이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갈 만큼 어자원이 풍부했던 호수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안드레아 역시 이 호수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였습니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안드레아는 자연스레 가업을 이어받아 형 베드로와 함께 어부의 길로 들어섭니다. 비록 하루하루 고기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던 팍팍한 안드레아의 나날이었지만, 한편으로 운치 있는 삶이기도 했습니다.
때로 안드레아는 잔잔한 갈릴래아 호수 수면 위로 떠오르는 달과 별을 보며 밤새 낭만에 젖기도 했던 젊은이였습니다. 때로 동료들과 갓 낚아 올린 싱싱한 고기를 안주 삼아 한잔 술을 나누면서 기울어져만가는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던 순수한 청년이 바로 안드레아였습니다.
당시 예수님 주변에는 명성을 전해 듣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예수님 곁에서 끊임없이 "예수님 추종"으로 인해 돌아오게 될 손익계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완전히 매료되어 늘 예수님 주변을 맴돌면서 최종결단만을 남겨둔 채 망설임을 거듭하곤 했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은 결단을 망설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를 따라오라!"고 부르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추측컨데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망설이기만 했을 뿐,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떠나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추종한다는 것,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좋은 지향이나 갈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안드레아가 지체 없이 그분을 따라나섰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의 확고한 자기 결단이 필요합니다.
사실 과거와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삶을 선택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예수님 추종을 위해서는 안드레아처럼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투쟁이 필요하며, 제 살을 깎는 아픔을 전제로 합니다.
예수님을 따라나선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의 고통과 십자가와 죽음을 선택함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함은 다른 모든 가치관을 접고 온전한 새로움이신 예수님만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그분께서 내 안에서 사는 삶, 바로 그것이 예수님 추종의 결과입니다.
안드레아처럼 진실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사람에게 주어질 하느님의 상급은 참으로 클 것입니다. "백배의 상과 영원한 생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