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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과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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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1-12-12 조회수2,373 추천수24 반대(0) 신고

<일과 놀이>라는 출판사가 있다.

해설판 공동번역 성서를 출간한 회사이다.

처음에 <일과 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무슨 출판사 이름이 이럴까? 생각했는데

곱씹을수록 참으로 좋은 이름이란 생각이 든다.

 

하느님의 창조사업과 마지막 날의 휴식을

가장 한국적인 언어로 간략하게 묘사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활동이 <일과 놀이>로 정리될 수 있다면

우리 인간의 삶 또한 <일과 놀이>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일>에 엄청난 비중을 두고 있다.

<일>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느끼고,

또 <일> 때문에 지치고 멍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에 못지 않게

<놀이>, 즉 <쉼>, <휴식>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살아가기가 일쑤다.

특히 한국인들은 이 부분이 아주 약하다고들 한다.

쉽게 말해서 인생을 즐길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세대부터 시작해서 기성세대는

먹고 살기에 급급해서

일을 쫓아다니며 뼈가 으스러지도록 열심히 일만 하고 살아 왔다.

근데 지금 젊은 세대는 일보다는 놀이에 더 열중하고 있는 것같다.

일과 놀이의 균형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그리고 영적인 삶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것이다.

 

젊은 세대가 흥청망청 먹고마시고 노는데만 정신없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기성 세대가 일에만 빠져 산 것이나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노는데만 정신이 없는 듯이

보일 뿐이라고 생각하자.

어쨌든 양쪽 다 균형잡힌 삶은 아니라 해야 하겠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이 <놀이>, <쉼>을 요청하신다.

<당신하고 같이 놀자>고 하신다.

아오스딩 성인의 말씀처럼,

우린 <당신 품안에서 쉬기까지 내 영혼 찹찹하더니다!> 하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그 어떤 레크리에이션(Recreation)도 그분 안에서가 아니면

진정한 리크리에이션(Re-creation)이 될 수 없다.

 

12월이면 한해를 정리하느라 이것저것 바쁘다.

나 또한

12월이면 회의가 많다.

오늘도 두 차례의 회의를 해야한다.

한해를 마감하면서도

우리는 이 <놀이>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쉼>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그분과 함께 노는 것>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나는 한해 동안

얼마나 충실히 일하였고

얼마나 충실히 놀았는가!

 

얼마나 충실히 그분과 함께 일하였고

얼마나 즐거이 그분과 함께 놀았는가!

 

자, 한해를 정리하며

그분과 함께 좀 즐깁시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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