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상한 하느님(12/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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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2001-12-19 | 조회수1,548 | 추천수17 | 반대(0) 신고 |
오늘 복음에서 우린 참 이상한 하느님의 모습을 만난다. 바로 나약하고 미소한 한 처녀의 동의를 구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이다. 그리고 온전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 모두를 구원하시고자 인간들의 ’몸’을 입으시려는 하느님의 모습니다.
하느님의 속성에 대하여 논할 때 여러 가지 차원이 있겠지만 그 중에 한가지는 하느님께서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전능의 하느님이시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전능이라고 하는 것이 때론 오해와 왜곡의 대상이 된다. 하느님의 전능은 바로 자연적 질서를 파괴하시는 전능은 아니다. 아니 그렇게 하실 수 있으심에도 당신의 피조물을 너무도 사랑하시기에 당신만의 방식으로 그 전능하심을 펼치시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다.
일반적인 차원의 전능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오늘 복음에서 처럼 나약한 인간인 처녀 마리아의 동의를 구하시고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시려고 하시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의 전능은 인간의 동의를 구하시는, 당신의 피조물이기에 그들의 자유의지로 당신을 받아들이기를 바라시는 그래서 기다리시는 전능인 것이다.
그분은 전능의 하느님이시다. 그 전능은 무엇이나 하실 수 있는 전능이 아니라 대상의 본성에 따라 즉 피조물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자연적 본성을 거스르지 않으시는. 그래서 그 본성이 실현되도록 하시는 전능이 바로 우리 하느님의 전능인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우린 이런 하느님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인간은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피조물인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으시기 위해 그 인간의 동의를 구하시는 하느님!
그런 하느님 앞에 마리아는 얼마나 감동했을까? 그렇기에 마리아는 너무도 담담하게 "예"라고 응답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분의 따사로운 은총을 체험했기에 기꺼이 "예"라고 응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린 이런 하느님께 얼마나 큰 감사의 마음을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다..
난 과연 내 삶의 자리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동의를 구하고 있는가?하고 묻게 된다. 그리고 내가 제안한 것들은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감사를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묻게 된다.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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