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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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1-12-19 | 조회수2,281 | 추천수22 | 반대(0) 신고 |
12월 20일 대림 제 3주간 목요일-루가 1장 26-38절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살레시오 회원들 사이에는 아주 좋은 습관이랄까 전통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파초 이오(Faccio io, 제가 하겠습니다)", 또는 "바도 이오(Vado io, 제가 가겠습니다)" 입니다.
돈보스코 성인은 자신의 교육이념을 이태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전파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돈보스코는 남녀 살레시오 수도회를 설립했었고, 돈보스코의 예방교육은 유럽 여러 나라에 견고히 뿌리를 내려갔습니다. 그러나 돈보스코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끊임없이 해외 선교지에로 눈을 돌렸습니다. 돈보스코는 수많은 살레시오 회원들을 해외 선교사로 파견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많은 살레시오 회원들이 머나먼 타국이자, 한번 파견되면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이 불투명했던 남아메리카, 중국, 아프리카 등의 미개척 선교지에로 결코 파견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돈보스코는 선교지에서 온 선교사들의 편지를 회원들에게 소개하면서 "형제 여러분! 당장 열 명 정도의 선교사가 필요한데 혹시 누가 도와줄 사람 없습니까?"하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선교사를 모집한다"는 돈보스코의 말씀은 비수처럼 몇몇 살레시오 회원들이 가슴으로 날아가 깊이 박혔습니다. 그리고 몇 일 밤낮을 갈등하게 만들었습니다. 몇 일 지나지 않아 여러 살레시오 회원들이 한 명 한 명 돈보스코의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돈보스코 바도 이오"(제가 가겠습니다). 정말 죽어도 가기 싫은 길이었지만 스승 돈보스코께서 그토록 원하시니, 일단 가겠다고들 말했던 것입니다. 미래는 오직 돈보스코를 통한 하느님 손길에 맡기고 말입니다.
오늘 선포되는 "예수님의 탄생 예고"를 주제로 한 복음은 "복음중의 복음", "복음의 정수(精髓)라고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단란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꿈꾸며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는 당시 나이 아직 10대인 산골소녀였습니다. 마리아에게 있어 천사의 가브리엘의 예언은 한 마디로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습니다.
천사의 탄생예고가 있고 나서 마리아의 심리적인 상태가 얼마나 불안했었는가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동네사람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마리아는 분명 10대 미혼모였습니다. 당시 모세법에 따르면 미혼모는 고발만 하면 사형이었습니다.
마리아가 처했던 주변 상황은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런 나날이었겠는지 우리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나자렛 사람들은 미혼모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갖은 상상과 험담을 계속했을 것입니다. 동네 공동 우물가에 모인 아낙네들 사이에서 마리아는 대화의 단골주제였습니다. 소문이 돌고 돌아 부모인 요아킴과 안나에게 까지 전해졌습니다. 마리아의 친구들조차 멀리서 마리아가 나타나면 슬슬 피해갔습니다. 한 가냘픈 소녀가 불러오는 배를 주체 못하고, 또 그것에 대해 똑 부러지게 변명 할 수도 없었던 상황, 그것이 바로 마리아가 처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마리아는 우리가 상본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처음부터 화려한 여왕의 생활을 하신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 무정하고 황량한 사막의 한 가운데서 기진맥진하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했던 여리고 가냘픈 시골 처녀였습니다.
그렇지만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됨으로 인해 그녀에게 다가오는 갖은 시련 앞에서 오직 하느님께만 신뢰를 두었습니다. 다가오는 온갖 불행과 치욕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 자신의 전 존재를 걸었습니다.
이러한 마리아의 평생에 걸친 노력에 대해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응답하십니다. 이제 마리아는 하느님께서 거처하시는 성전, 새로운 성도(聖都) 예루살렘이 됩니다. 이제 마리아는 그 안에 메시아가 끊임없이 살아 계시는 계약의 궤가 됩니다.
"연기처럼 덧없는 것들에 희망을 두지 마십시오. 보다 진실하고 올바른 사랑을 찾아 그 사랑에 모든 것을 맡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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