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별이 되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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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 작성일2002-01-06 | 조회수1,549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주님 공현 대축일 말씀(마태 2,1-12)
’동방박사들’은 점성가들로서 고대에는 우주 안에서 진리를 찾던 사람들을 말한다. 캄캄한 밤하늘 속에서 유난히 빛나는 한 별에 주목하고 그 별을 따라와 마침내 별의 주인이신 ’아기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 안에는 ’별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과 ’별을 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별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분의 별을 보고" 왔다는 말을 듣고도 별에는 관심이 없이, 오직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라는 말에만 온 신경이 곤두서있던 사람들이다.
헤로데는 아버지 안티파텔이 암살당하자 왕위에 오른 사람으로서 어머니와 형제들을 독살하면서까지 왕위에 집착을 보였던 사람이었다. 그는 평생 왕위를 도둑맞을까 요새를 구축하고 왕궁과 성전을 건축하는 것에 골몰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의 당황함이 얼마나 컸을 것인가? 급기야 대제관들과 율법학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새 왕이 날 곳이 어딘지 묻는다. 학자들은 참다운 ’유다인의 왕’은 ’그리스도’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마침내 예언서에 기록된(미가 5,1.3) 다윗의 고을인 ’베들레헴’에서 유다의 영도자가 나올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헤로데는 점성가들을 몰래 불러 아기를 찾게 되거든 자신에게 알려달라는 지시를 내려 베들레헴으로 보낸다. 그러나 헤로데의 안내 때문에 아기를 만나게 된 것이 아니라, 다시 별을 만나 별의 인도 때문에 아기를 만나게 된 것임을 복음은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들이 새 임금으로 알아보고 경배하며 귀한 예물을 바친 이는 무력하고 힘없는, 어머니의 보호가 필요한 작은 어린 아기였다. 그는 왕궁에 있지도 않았고 왕의 신분에 어울리는 차림을 하지도 않은, 왕의 교육을 받지도 못하고 자라날, 가난하고 소박한 우리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생을 살아갈 분이었다.
’그리스도’라는 그분은 무기력하게 인간들에게 붙들려 못 박혀질 ’하느님의 아들’(27, 54)이다. 그 연약한 아기에게서 ’유다인의 왕’을 알아본 이방인 점성가들은, 십자가 형틀에 매달린 ’하느님의 아들’을 알아보는 이방인을 예고하고 있고, 그럼으로써 ’유다인의 왕’은 이제 ’만민의 왕’으로서 공현되었음을 복음은 선포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글을 쓴 지도 벌써 여러 달이 되었다. 그동안 가끔 미국에서 독일에서 그리고 국내에서 몇몇 분들이 메일을 보내주셨다. 그분들은 타국에서 성서공부를 하려해도 변변한 자료가 없어 곤란을 느끼시거나, 기업을 운영하시느라 공부할 기회를 내지 못하는 분들이었다. 때로는 묵상글이 아니라 해설처럼 생각될까 주저되는 부분도 많았지만, 그처럼 말씀에 목말라 하는 많은 분들이 있음을 생각하며 딴에는 작은 도움을 드리기로 마음을 바꾸어 보았다.
오늘날 멀리서 별을 보고 찾아오는 동방박사들은 바로 그런 분들이 아닐까? 이렇게 변변찮은 글로도 그분께 좀 더 가까이 인도할 수 있고 좀 더 가까이 만나뵙게 안내할 수 있다면 말씀봉사자로서 이보다 더 큰 보람과 기쁨이 어디 있으랴?
그분을 만나게 하고 자신은 사라지는 한 개의 별이 되고 싶다. 자신의 하찮은 빛을 아무 때나 마구 뿜어내 그분의 영광을 더럽히지 않도록 조심스레 빛을 내는 제일 작은 별이 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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