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법보다 사람이 소중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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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1-21 | 조회수1,767 | 추천수16 | 반대(0) 신고 |
2002, 1, 22 연중 제2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마르코 2, 23-28 (안식일에 밀 이삭을 자르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이 예수께 "보시오, 왜 이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하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의 일행이 궁핍하고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어떻게 했는지 당신들은 읽어 본 적이 없습니까? 에비아달 대제관 때에 그가 어떻게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제관이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그 진설된 빵을 먹고 또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었습니까?"
이어서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생겼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또한 안식일의 주인입니다."
<묵상>
우리는 수많은 법에 둘러 쌓여 살아갑니다. 사람들의 생각, 살아가는 모양과 태도가 다르기에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법은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이끌어가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법을 생각할 때 그 법에 규정을 받는 사람들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아니 사람들을 먼저 보고 그 사람에게 주어진 법을 생각하고 해석해야만 합니다.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휴식의 법입니다. 자칫 일상의 노동에 매몰되어 자신을 돌볼 여유조차 갖지 못하기 쉬운 사람들에게 휴식을 내려주신 사랑의 법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은 이 사랑의 법을 아주 이상하게 해석하였습니다. 이들의 해석에 따르면 배고픈 사람이 밀 이삭을 잘라먹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리하여 안식일은 평화와 안식을 가져오기 보다는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먹을 것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일도 해서는 안 되는 고통의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안식일 법과 배고픈 사람 사이에서 안식일 법만을 보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사랑의 법을 사람들의 삶에 족쇄를 채우는 강제 규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안식일을 자기 멋대로 해석함으로써 바리사이들은 자신을 안식일의 주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바리사이들에게 예수님은 심각한 도전자로 나타나십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생겼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또한 또한 안식일의 주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 법 이전에 배고픈 제자들을 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배고픈 사람에게 있어서 참된 안식은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십니다. 안식일 법을 삶의 올가미로 덧씌우는 바리사이들이 더 이상 안식일의 주인이 될 수 없음을 밝히십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 때문에 몸소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 즉 사람의 아들이 진정한 안식일의 주인으로써 안식일을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선포하십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도 여러 가지 규정이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게 될 것입니다. 때때로 아무 의미도 찾지 못하면서 맹목적적으로 법에 구속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법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과 함께 하는 신앙인이라면 법에 앞서 사람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자세를 가질 때 우리의 공동체가 조직적인 면에서는 조금은 엉성하게 보일지라도 진정 예수님과 함께 하는 사랑과 정이 충만한 삶의 터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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