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지옥은 존재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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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1-28 | 조회수1,860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 (2002-01-28)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2사무 5,1-7.10 독서 : 마르 3,22-30
[지옥은 존재하는가?] 그때에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베엘제불에게 사로잡혔다느니 또는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느니 하고 떠들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을 불러다 놓고 비유로 말씀하셨다.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겠느냐? 한 나라가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나라는 제대로 설 수 없다.
또 한 가정이 갈라져 서로 싸우면 그 가정도 버티어 나갈 수 없다.
만일 사탄의 나라가 내분으로 갈라진다면 그 나라는 지탱하지 못하고 망하게 될 것이다.
또 누가 힘센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그 세간을 털어가려면 그는 먼저 그 힘센 사람을 묶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그 집을 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죄를 짓든 입으로 어떤 욕설을 하든 그것은 다 용서받을 수 있으나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그 죄는 영원히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를 더러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비방했기 때문이다. (마르 3,22-30)
예수께서는 지옥에 관해 가혹하게 묘사하신다. 뿐만 아니라
“형제더러 미친놈이라고 하는 사람은 불 붙는 지옥에 던져질 것.”(마태 5,’22)이고 “
남을 죄짓게 하는 자들과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추려내어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마태 13,’41)이라면서
“이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의 졸도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속에 들어가라.”(마태 25,’41)는 선고도 주저 않고 하신다.
이런 말씀으로 보아 지옥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곳을 어떤 공간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다시 말해 지옥이 있기 때문에 지옥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거부하는 자들이 있기에 지옥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옳다.
지옥은 바로 하느님 사랑을 거절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삶이 사랑에서 연유된다는 것을 부인하고 자신의 힘만 믿어 사랑이 더이상 침투할 수 없는 절대 고독의 상태를 체험하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그 어떤 목소리도 어떤 손도 닿을 수 없는 고독, 절대 고독’……. 이는 누구의 탓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든 것이기에 하느님도 어쩔 수 없다.
예를 들면 하느님의 사랑은 그 자체로 없어질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을 무효화시킬 수 있다.
내가 숨쉬기를 거부한다고 산소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나를 위한 산소는 무효화시킬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이제민, 「우리가 예수를 찾는 이유는?」 참조)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도 이와 관련해서 알아들을 수 있겠다.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혼돈이 생긴다. 예수께서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고,
자식이 가산을 탕진했어도 돌아오기만 하면 잔치를 열여주고, 더 나아가 당신을 죽이는 사람들에게도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하고 기원하지 않으셨던가!
정말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죄가 있을까? 공자는 ‘사람이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이 없다’고 했지만
하느님은 우리가 마음으로 뉘우치고 빌기만 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용서해 주시는 분이시다. 지옥은 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김영욱 신부(인천교구 서운동 천주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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