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나잇값을 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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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2-01 | 조회수1,890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연중 제3주간 금요일 (2002-02-01)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2사무 11,1-4ㄱ.5-10ㄱ.13-17 복음 : 마르 4,26-34
[나잇값을 해라]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앗을 뿌려 놓았다. 하루 하루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나지만 그 사람은 그것이 어떻게 자라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이데 처음에는 싹이 돋고 그 다음에는 이삭이 패고 마침내 이삭에 알찬 낟알이 맺힌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추수 때가 된 줄을 알고 곧 낫을 댄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견주며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 땅에 심을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더욱 작은 것이지만
심어 놓으면 어떤 푸성귀보다도 더 크게 자라고 큰 가지가 뻗어서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된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비유로써 말씀을 전하셨다.
그들에게는 이렇게 비유로만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에게는 따로 일일이 그 뜻을 풀이해 주셨다.
내가 어렸을 때 누가 내 나이를 물어보면 실제 나이보다 한두 살 더 보태어 대답하곤 했다.
좀더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점잔을 빼기도 했다. 나이를 먹으면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도 더 많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좀더 나이를 먹고 신학교에 들어가니 영적 지도를 해주시던 할아버지 신부님은 우리에게 ’나이값을 하라’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
젊은 날의 혈기로 일을 그르치고 철없이 굴 때면 신부님은 늘 ’나잇값을 하라’ 고 말슴하셨는데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무척 부끄러웠다.
엊그제 20년 만에 만난 친구가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많이 어른스러워졌네. 아저씨가 다 되었구먼" 하고 말했다.
내일 모래면 마흔인데 ’어른스러워 보인다’ 니 참 묘한 느낌이 들었다.
하긴 어른이 된다는 것이 나이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리라. 성숙하다는 것은 그 나이에 맞는 모습을 살아감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땅에 뿌려진 씨앗은 처음에는 싹이 돋고 그 다음에는 이삭이 패고 마침내 이삭에 알찬 곡식이 맺힌다.
한 알의 씨앗으로 이 세상에 뿌려진 나는 지금 어떤 과정에 있는 것일까? 싹이 돋고 있을까? 이삭이 패고 있을까,
아니면 알찬 열매를 맺고 있을까? 할아버지 신부님의 말씀이 다시 귓전에 울린다. "나잇값을 해라.’ 김영수 신부(전주교구 사목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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