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손을 뻗어 예수님께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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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2-05 | 조회수2,068 | 추천수15 | 반대(0) 신고 |
2002, 2, 5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복음 묵상
마르코 5,21-43 (야이로의 딸을 되살리시고, 하혈하는 부인을 낫게 하시다)
예수께서 [배를 타고] 다시 [호수]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로 모여왔는데 그분은 호숫가에 계셨다. 그런데 야이로라 하는 회당장 한 사람이 예수를 뵙고 발치에 엎드려서 "제 어린 딸이 다 죽게 되었습니다. 부디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아이가 구원받아 살도록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 많은 군중이 뒤따르면서 그분에게 마구 몰려들었다. (그 중의) 한 부인은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을 해 왔는데, (그 동안) 여러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숱한 고생을 하고 가진 것을 모두 탕진했지만, 아무런 효험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었다. 그 부인이 예수의 소문을 들은 바 있어, 군중 속에 끼어들어서는 뒤에서 그분의 옷을 만졌다. 그는 (속으로) "내가 그분의 옷만 만져도 구원받겠지" 하고 혼잣말을 했던 것이다. 그러자 그의 피 나던 곳이 금세 말끔해졌다. 그는 자신이 병고에서 낫게 된 것을 몸으로 느껴 알았다.
한편 예수께서는 당신에게서 능력이 나간 것을 스스로 즉시 알아채시고 군중을 뒤돌아보면서 "누가 내 옷을 만졌습니까?"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제자들이 "보시다시피 군중이 선생님께로 마구 몰려들고 있는데 ’누가 나를 만졌느냐?’고 말씀하시다니요?" 하고 여쭈었다. 그래도 예수께서는 그렇게 만진 사람을 찾으려고 둘러보셨다. 그러자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에 두려워 떨며 나왔다. 그리고 예수 앞에 엎드리어 모든 사실을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딸이여,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구원하였소. 평안히 가시오. 그리고 병고에서 나아 건강해지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아직 말씀하시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당신 딸이 죽었습니다. 이제 무엇 때문에 선생님을 수고하시게 하겠습니까?" 하고 일렀다. 예수께서는 그들이 한 말을 귓결에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기 요한 외에는 어느 누구도 당신을 따라오는 것을 허락하시지 않았다. 일행은 회당장의 집으로 갔다.
(거기서) 예수께서는 소란스러운 법석판과 우는 사람들, 큰 소리로 통곡하는 사람들을 보셨다. 그분은 (안으로) 들어가시면서 그들에게 "무엇 때문에 여러분은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습니까? 그 어린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사람들은 예수를 비웃었다.
그분은 모두 내쫓고 어린이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당신 일행을 데리고 어린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거기서 어린이의 손을 붙잡고 "탈리다 쿰" 하고 말씀하셨다. 번역하면 "어린 소녀야, 너에게 이르노니 일어나거라" 이다. 그러자 어린 소녀는 즉시 일어나서 걸어다녔다. 열두 살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그만 넋을 잃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아무도 이 일을 모르게 하라고 엄하게 명하시고는, 먹을 것을 소녀에게 주라고 말씀하셨다.
<묵상>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열 두해 동안 하혈병을 앓고 있던 여인도 그 안에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습니다. 그저 무리의 움직임에 자신을 내맡기고 이리 저리 휩쓸려가지 않았습니다. 군중을 헤치고 예수님께로 한걸음 한걸음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손을 뻗어 예수님의 옷을 만졌습니다. 바로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옷을 만지는 순간에 말입니다. 이전의 고통의 삶에서 해방되어 새 삶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제자들은 이 여인을 보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던 상황에서 어디 예수님의 옷에 몸이 닿은 사람이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여인을 알아보셨습니다. 힘겨운 몸짓을 통해 당신에게 다가온 여인을 보셨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여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딸이여, 그대의 믿음이 그대를 구원하였소. 평안히 가시오. 그리고 병고에서 나아 건강해지시오" 예수님의 옷에 손이 닿았는냐 그렇지 않느냐가 사실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 예수님의 옷에 닿을 수 있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고, 예수님과 만나기 위해서 교회에 옵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고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서로 밀고 밀리면서 때로는 예수님 바로 옆에 옷을 맞대고 있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멀리서 예수님을 따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 안에서 조용히 묻어 지내는 신앙 생활이 좀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좀 더 열심인 경우에는 하나의 단체에 속해 회합 한두번 하는 것으로 자신의 신앙 생활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드러나지 않고 튀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 안에 숨어서 혼자만의 신앙 생활을 즐기기는 쉽습니다. 그리고 많은 신앙인들이 이렇게 생활해 갑니다. 이래 저래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 안에 있었다고 자위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만 신앙 생활을 한다면, 믿음이 우리 안에 이루어 놓을 예수님의 기적을 우리 안에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정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군중 속에 편안히 자신을 묻어버리는 소극적인 자세, 어떻게 보면 나태한 자세를 벗어나 예수님께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세, 손을 뻗어 예수님께로 향하는 자세를 갖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 않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지녔던 모습을 벗어버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더많은 믿음의 행위들이 요청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때, 믿음이 주는 삶의 변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지치고 병든 상태에서 벗어나 기쁨과 희망의 삶을 선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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