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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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2-02-17 | 조회수1,967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2002, 2, 17 사순 제1주일 복음 묵상
마태오 4,1-11 (유혹을 받으시다)
그 때에 예수께서는 영에 의해 광야로 인도되어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리하여 밤낮 사십 일을 단식하시니 마침내 허기지셨다. 그러자 유혹하는 자가 다가와서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들이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성경에) ’사람이 빵으로만 살지 못하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 때에 악마는 그분을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가서 그분을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말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아래로 몸을 던지시오. ’(하느님께서) 그대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하시리라’ 또한 ’그들은 손으로 그대를 받들어 그대의 발이 돌에 다치지 않게 하리라’ 고 기록되어 있소." 예수께서 악마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떠보지 말라’고도 기록되어 있다."
악마는 다시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그분에게 보여 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내게 엎드려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물러가라, 사탄아! ’너의 하느님이신 주님에게 엎드려 절하고 오직 그분만을 섬겨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에 악마는 그분을 떠나가고 천사들이 다가와서 그분의 시중을 들고 있었다.
<묵상>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굶주린 이의 밥줄을 볼모로 삼는 비정한 이가 없는 세상입니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불쌍한 이가 없는 세상입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쉴 곳이 더 이상 삶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보잘것없는 것이나마 넉넉하게 나누어짐으로써 하느님을 향한 감사의 노래가 온 누리에 울려퍼지는 세상입니다.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피조물인 사람이 제 자리에 있는 세상입니다. 모든 이가 겸손하게 하느님께 나아가는 세상입니다. 하느님과 사람이 하나되는 세상입니다. 하느님을 팔아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이가 없는 세상입니다. 자신이 하느님인양 다른 이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오만한 이가 없는 세상입니다.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권력, 재물, 명예가 아니라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만들어진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음으로써 하느님께서 찬양받으시는 세상입니다.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아직은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 세상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도 지울 수 없습니다. 세상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세상은 갈수록 예수님께서 꿈꾸셨던 것과는 반대로 흐르는 듯 싶습니다.
부유한 나라 부유한 이들을 위해 가난한 나라 가난한 이들은 쓰러지고 있습니다. 살기 좋아진 세상을 찬양하는 이들을 위해서 더 많은 이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습니다. 굶주려 쓰러지는 이가 없어진 것이 아니라 부유한 이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커졌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자신을 정당화하는 단계를 지나 자신이 하느님이라고 외치는 오만 방자한 나라, 안하무인의 사람들이 온 세상 모든 이를 자신의 안방처럼 유린하려 듭니다.
돈의 노예가 된 이들, 권력과 명예에 삶을 저당잡힌 이들이 홀로 고상한 척, 홀로 참 인간인 척 떠벌리면서, 인간으로 남고 싶은 이들에게 노예로서의 삶을 강요합니다. 자신의 요구를 듣지 않으면 죽음뿐이라며.
그러나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선한 사람이기를 원한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예수님께서 꿈꾸시는 세상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 나부터 그 세상을 살면 됩니다.
밥의 노예가 되기를 거부하셨던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조종하기를 거부하셨던 예수님처럼, 명예와 권력과 재물에 굴복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처럼, 내가 먼저 거대한 유혹의 물결을 당당하게 거스를 때, 나는 이미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께서 꿈꾸시던 세상을 사는 것입니다.
내가 살고, 당신이 살고, 이렇게 하나 둘씩 늘어갈 때,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예수님께서 꿈꾸시던 세상은 온 누리에 가득할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희망이고 당신의 희망이고 우리 모두의 희망이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 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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