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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판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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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2-18 조회수1,493 추천수11 반대(0) 신고

사순 제1주간 월요일 (2002-02-18)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레위 19,1-2.11-18 복음 : 마태 25,31-46

 

 

[심판규정 ]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떨치며 모든 천사들을 거느리고 와서 영광스러운 왕좌에 앉게 되면 모든 민족들을 앞에 불러놓고

 

마치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그들을 갈라 양은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자리잡게 할 것이다. 그때에 그 임금은 자기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니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또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주었다.’

 

이 말을 듣고 의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또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으며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으며, 언제 주님께서 병드셨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저희가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왼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의 졸도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속에 들어가라.

 

너희는 내가 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으며, 또 병들었을 때나 감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이 말을 듣고 그들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 언제 굶주리고 목마르셨으며, 언제 나그네 되시고 헐벗으셨으며,

 

또 언제 병드시고 감옥에 갇히셨기에 저희가 모른 체하고 돌보아 드리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그러면 임금은 ‘똑똑히 들어라.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주지 않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이리하여 그들은 영원히 벌받는 곳으로 쫓겨날 것이며,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들어갈 것이다.”

 

                                          (마태 25,31-46)

 

 

 

성당 마당에서 축구를 하던 복사 아이들이 공이 손에 닿았느니 안 닿았느니 하며 한바탕 싸움이 붙었다.

 

급기야 날보고 판정을 해 달란다. 내가 아무리 귀신 신(神)자에 아비 부(父)자를 쓰는 ‘귀신 아비’라 해도 어찌 그것을 알겠는가. 결국 서로 우기다가 기합만 받고 돌아갔다.

 

모든 경기에는 규칙이 있고, 하다못해 동네 아이들의 골목 축구에도 규칙이 있다.

 

선수들은 제각기 심판의 눈을 속이고 필요에 따라 규칙을 어기기도 한다.

 

때로는 복잡한 경기 규칙 때문에 심판관 자신도 잘못된 판정을 내리기도 하고, 심판관의 시각에 따라 판정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경기를 보는 관중들도 심판 규정을 잘 몰라 어리둥절해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완벽한 심판이란 있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또 사람들은 그러한 인간적인 한계가 경기의 묘미라고도 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최후의 심판에 대한 적나라한 규정을 선명하게 들려준다.

 

의인이나 죄인이나 똑같이 최후의 심판 규정을 듣고 “주님, 저희가 언제?”라고 되묻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는 답변에 희비가 엇갈리고 만다.

 

주님의 심판 규정은 어렵지도 복잡하지도, 오류도 있을 수 없다. 또 규칙을 적당히 이용하여 경기를 하듯 눈가림할 수도, 우길 수도 없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당히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훤히 아시는 주님 앞에서 받아야 하는 최후의 심판이란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최후의 심판 규정은 곧 주님이 원하시는 삶의 방법이다. 무엇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악하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단지 알지만 행하지 않을 뿐이다.

 

                                      곽명호 신부(대전교구 신탄진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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