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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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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쪽지 캡슐 작성일2002-03-07 조회수1,584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제3주간 목요일 (2002-03-07)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예레 7,23-28 복음 : 루가 11,14-23  

 

  

[투발루]

 

그때에 예수께서 벙어리마귀 하나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더러는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하였으며 또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싸우면 쓰러지게 마련이고 한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는 법이다.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데 만일 사탄이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면 너희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냐?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사람이 빈틈없이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한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 그를 무찌르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는 모조리 빼앗기고 재산은 약탈당하여 남의 것이 될 것이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루가 11,14-23)

 

 

   

지난해 11월 중순, 신문 등에 쪽지처럼 올라온 한 작은 소식이 마음을 참으로 심란하게 했다.

 

아주 작고 작은 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 군도’ 주민들이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해수면이 계속 상승하여 더이상 그곳에 살 수 없어 2002년에는 조국을 포기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국제적 환경보호단체인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성명에서 “이 작은 폴리네시아 국가가 해수면 상승으로 국민들이 떠나는

 

첫번째 나라이지만 이 나라가 그 같은 상황에 처하는 마지막 나라는 아닐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지구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했다.

 

분명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식은 그 어떤 뉴스거리보다도 충격적이고 대대적으로 다뤄져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으니, 아마도 지구 전체가 운명을 다할 날은 아직도 멀고 멀었다고들 생각하는 모양이다.

 

투발루 주민들은 뉴질랜드로 이주할 예정이라 한다. 그들은 이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고향, 제 나라 땅이 없는 실향민족이 되고 말았다.

 

아름다운 고향 산호 꽃밭은 기억의 바닷속에서나 헤엄쳐야 한다. 이 민족이 무엇 때문에 이리 모진 고통을 당해야 하나.

 

인구가 고작 만여 명밖에 안 되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작은 나라이니 죄를 지으려야 지을 수 있는 구조도 심성도 아니었으리라.

 

전쟁과 폭력만이 평화를 짓밟고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매연이, 내가 낭비하는 에너지가, 내가 지나치게 소비하는 것들이 이렇게 하늘과 물과 공기를 파괴하고 어떤 민족에겐 나라를 잃는 비통함까지 가져다 준다.

 

내 생활방식 하나하나가 남의 운명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나중에 예수께서 “저 쓰레기 더미에 묻히고, 파괴될 대로 파괴된 지구와 인간들의 삶을 보시오. 그대는 무엇을 하다 왔습니까?”

 

하고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지. 이 절박한 사안을 두고 우리가 의견을 달리할 수 있을까?

 

지구가 망해 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장영예(가톨릭 파트너십 연구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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