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적과 믿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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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3-11 | 조회수2,008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사순 제4주간 월요일 (2002-03-11)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이사 65,17-21 복음 : 요한 4,43-54
[기적과 믿음]
그때에 예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친히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말씀하신 일이 있었다.
갈릴래아에 도착하시자 그곳 사람들은 예수를 환영하였다. 그들은 명절에 예루살렘에 갔다가 거기에서 예수께서 하신 일을 모두 보았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적이 있는 갈릴래아의 가나에 다시 가셨다.
거기에 고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아들이 가파르나움에서 앓아 누워 있었다.
그는 예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오셨다는 말을 듣고 예수를 찾아와 자기 아들이 거의 죽게 되었으니 가파르나움으로 내려가셔서 아들을 고쳐 달라고 사정하였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너희는 기적이나 신기한 일을 보지 않고서는 믿지 않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도 그 고관은 “선생님, 제 자식이 죽기 전에 같이 좀 가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예수께서 “집에 돌아가라. 네 아들은 살 것이다” 하시니 그는 예수의 말씀을 믿고 떠나갔다.
그가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그의 종들이 길에 마중 나와 그의 아들이 살아났다고 전해 주었다.
그가 종들에게 자기 아이가 낫게 된 시간을 물어보니 오후 한 시에 열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그 아버지는 그때가 바로 예수께서 “네 아들은 살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와 그의 온 집안이 예수를 믿었다.
이것은 예수께서 유다를 떠나 갈릴래아에 돌아오신 뒤에 보여주신 두번째 기적이었다.
(요한 4,43-54)
1982년 여의도에서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신앙대회가 열리던 날 형의 결혼식이 있어서 참석할 수가 없었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신학교에 돌아오니 분위기가 평소와는 달리 모두 흥분되어 있었다.
하늘에 커다란 십자가가 나타났고 그것을 직접 보았다는 것이었다.
신문에 난 사진으로 확인한 나는 너무도 안타까워 하필 그날 결혼을 한 형이 미울 지경이었다.
이제 그 기적을 목격하지 못한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더이상 신앙 때문에 회의를 느끼거나 인간적 나약함 때문에 성소를 포기하지 않고 용감한 복음의 투사들이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채 한 주간도 못 되어 분위기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그 어떤 기적도 자동적으로 믿음으로 인도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아니, 기적에서 파생된 피상적 믿음은 생명을 주지 못한다.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은 자식의 치유를 청하는 고관에게 묻는다.
“기적을 보지 않고서도 믿겠느냐?” 기적이 아니라 말씀 자체이신 그분을 믿는 믿음이 중요하다. 그 고관은 말씀을 믿었기에 온 집안이 참 생명을 얻었다.
믿음은 느낌이 아니라 결단이다. 어떤 이들은 감실에서 빛을 보기도 하고, 향기를 맡기도 하고,
하느님의 음성을 듣기도 한다는데 나는 왜 감실 앞에 앉아도 공허하기만 하고 외롭기만 할까?
그러나 나는 고백한다. “저는 당신의 현존을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신이 여기 계심을 믿습니다.
저를 바라보시고 저의 마음을 받아주시고, 저를 사랑하심을 믿습니다.”
임문철 신부(제주교구 서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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