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배려하는 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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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3-19 | 조회수1,922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한국 교회의 수호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2002-03-19) 독서 : 2사무 7,4-5ㄱ.12-14ㄱ.16 독서 : 로마 4,13.16-18.22 복음 : 마태 1,16.18-21.24ㄱ 야곱의 우물에서
[배려하는 마음]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신 경위는 이러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하고 같이 살기 전에 잉태한 것이 드러났다.
그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었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법대로 사는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낼 생각도 없었으므로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셉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에 주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서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어라.
그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예수는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것이다” 하고 일러주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의 천사가 일러준 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다.
(마태1,16.’18-21.’24ㄱ)
요셉이 처음 마리아가 임신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당혹·수치심·분노·배신감이 들끓었을 것이다.
어쩌면 앙갚음하고자 하는 마음도 일어났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요셉이 하느님 아들의 양부가 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천사의 발현?
그러나 예수와 살며, 그의 기적을 목격하고 그분의 영광을 보고서도 배반한 베드로도 있는 터에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될 수 없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요셉은 평소에 마리아를 자신보다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가득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바로 그 점이 요셉이 주님의 양부가 될 은총의 터전이 되었을 것이다.
요셉은 율법의 규정보다도, 명예보다도 마리아가 다치지 않게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남모르게 파혼하여 자유롭게 해줌으로써 마리아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마리아의 임신과 출산이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겠지만 적어도 그로서는 마리아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일 테니까.
오른뺨을 때리거든 다른 뺨을 내놓으라거나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익히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남을 먼저 배려한다는 것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사랑의 시작이다.
성당에서 주차할 때, 또는 성당에 앉을 때 조금이라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가?
남보다 더 좋은 자리, 편한 자리를 차지하려 애쓰면서 사랑이니 희생이니 하는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저 넓은 태평양도 한 방울 물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임문철 신부(제주교구 서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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