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담배꽁초가 든 설렁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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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승국 | 작성일2002-03-19 | 조회수2,523 | 추천수30 | 반대(0) 신고 |
사순 제 5주간 수요일-요한 8장 31-42절
"너희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담배꽁초가 든 설렁탕>
오랜만에 참 좋은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책이어서 조금씩 아껴가면서, 그리고 밑줄을 그어가면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박재순 저, "바닥에서 하느님을 만나다", 바오로 딸).
이 책 한 귀퉁이에 이런 기가 막힌 일화가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공부하느라고 한창 바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아내는 한국 식당에서 일을 했다. 어느 날 설렁탕이 많이 남아서 남편에게 주려고 가져왔다. 남편이 먹으려고 보니 설렁탕에 담배꽁초가 들어 있었다. 한동안 먹을까말까 망설이다가 먹지 않으면 설렁탕에 담배꽁초가 들어 있는 것을 아내가 알게 될 테고 그러면 아내가 가슴아파할 걸 생각해 남편은 설렁탕을 남김없이 먹었다. 그러고 나서 말없이 뒤뜰로 나가 오래 울었다. 아내는 이 일을 모르고 있다가 세월이 흐른 후에 남편의 제자한테서 들었다고 한다.>
피차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이나 말로써가 아니라 실제 삶을 통해 보여준 참으로 아름다운 사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라"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이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는 예수님의 당부는 우리가 가진 고질병-말씀을 한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리는 습관-을 고치라는 요청으로 생각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의 또 다른 불치병-말씀을 듣기는 잘 듣지만 그 말씀이 심장으로 내려가 구체적인 삶에로 연결되지 않고 귀에서만 맴돌다 사라지는 증상-을 고치라는 권고일 것입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라"는 요청은 "말씀을 살라"는 요청입니다. 말씀을 살라는 요청은 생활을 통해 말씀을 증거하라는 요청입니다. 생활을 통해 말씀을 증거하라는 말씀은 우리 매일의 삶을 통해 예수님을 적극 추종하라는 요청입니다.
예수님을 추종하라는 요청은 결국 세상을 거슬러 악을 거슬러 살라는 요청인 동시에 세상으로부터의 이탈과 포기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보다 적극적인 예수님 추종은 우리에게 세상과 인간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선물로 가져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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