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어린 양이시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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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3-22 | 조회수1,420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사순 제5주간 토요일 (2002-03-23)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에제 37,21-28 복음 : 요한 11,45-56
[아, 어린 양이시여]
그때에 마리아를 찾아왔다가 예수께서 하신 일을 본 많은 유다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
그러나 더러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가서 예수께서 하신 일을 일러바치기도 하였다.
그래서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의회를 소집하고 “그 사람이 많은 기적을 나타내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그대로 내버려두면 누구나 다 그를 믿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로마인들이 와서 이 거룩한 곳과 우리 백성을 짓밟고 말 것입니다” 하며 의논하였다.
그해의 대사제인 가야파가 그 자리에 와 있다가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그렇게 아둔합니까?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는 것도 모릅니까?”
이 말은 가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을 한 셈이다.
그 예언은 예수께서 유다 민족을 대신해서 죽게 되리라는 것과 자기 민족뿐만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데 모으기 위해서 죽는다는 뜻이었다.
그날부터 그들은 예수를 죽일 음모를 꾸미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 이상 더 유다 지방에서 드러나게 나다니지 않으시고 그곳을 떠나 광야 근처에 있는 지방으로 가시어 제자들과 함께 에브라임이라는 동네에 머물러 계셨다.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다가오자 많은 사람들이 명절 전에 몸을 정결하게 하려고 시골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예수를 찾아다니다가 성전 뜰 안에 모여서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그가 명절에 참례할 것 같지는 않지요?”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요한 11,45-56)
사람들은 나름대로 저마다 심장에 별을 새기며 살아가는 것 같다.
작년 11월에 ‘안중근 의사 의거 92주년 기념 세미나’와 ‘한겨레 성찬제’를 위해 평양에 다녀왔다.
그때 우리를 안내해 주었던 신자에게서 배운 노래를 소개한다.
1. 인생의 길에 상봉과 리별’/’그 얼마나 많으랴’/’헤어진대도 헤어진대도’/’ ’ 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아,’그런 사람 나는 못 잊어
2. 오랜 세월을 같이 있어도’/’기억 속에 없는 이 있고’/’잠깐 만나도 잠깐 ’만나도’/’심장 속에 남는 이 있네’/’아, 그런 사람 나는 귀중해
과연 내 심장에 남은 사람은 누구인가? 수많은 만남과 이별 안에서 과연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또 깊이 안고 살아가는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부모님이시다. 그러나 내가 가장 살고 싶은 삶은 스승 예수께서 사신 삶이다.
우리 가슴에 누구를 심고 사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과 내용이 설정된다. 지금 나는 십자가를 바라본다.
조용히 당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느끼고 있는, 당신의 남은 몸뚱이 하나 마저 내어주고 가시려는 슬픈 예수님이 홀로 걸어 나오신다.
스승이시여!
진정으로 당신의 죽음으로 인해 비로소 저희의 구원이 시작되는 건가요?
아! 하느님의 어린 양이시여’….
윤영길 신부(광주대교구 곡성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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