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떤 만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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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범 | 작성일2002-04-18 | 조회수1,90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부활 제3주간 목요일 (2002-04-18) - 야곱의 우물에서 독서 : 사도 8,26-40 복음 : 요한 6,44-51
[어떤 만남]
그때에 예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내게 오는 사람은 마지막 날에 내가 살릴 것이다. 예언서에 그들은 모두 하느님의 가르침을 받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누구든지 아버지의 가르침을 듣고 배우는 사람은 나에게로 온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를 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온 이밖에는 아버지를 본 사람이 없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린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너희의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다 죽었지만 하늘에서 내려온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요한 6,44-51)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특히 출장중에 만나는 외국인들에게서 자존심 상하는 얘기를 들을 때 나는 더 애국자가 된다.
낯선 사람에게서 듣는 우리나라에 대한 호의적 얘기는 신나는 것이지만 부정적 얘기를 듣는 것은 정말 죽을 맛이다. 특히 내가 천주교 신자라는 것을 알고 비아냥거리듯이 질문을 해오면 여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주님께서 나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하여 마련한 만남의 시간이었다고 믿어질 때도 있다.
가끔 기내에서 해외에 입양되는 아기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 아기들은 임시 보모인 유학생들의 품속에서 몇 시간씩 울며 보챈다.
자기들을 버리는 조국에 대한 항의의 울음일까? 이 아기들과의 만남도 하느님께서 마련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북한의 기아에 대해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과의 만남, 서울의 밤하늘을 수놓는 그 많은 붉은 십자가의 의미 등을 궁금해하는 사람들,
IMF의 원인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은 우리의 현재 상황을 똑바로 만나보라고 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처럼 느껴졌다.
주님과의 만남이 맛남(?)이어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맛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는데, 주님께서는 온갖 맛을 가르쳐 주시며 이를 다 터득하게 하시고 최고의 감칠 맛을 만들도록 나를 가르쳐 만들어 가시는 것 같다.
김기문(기업인. 서울대교구 개포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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