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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61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11-26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의사결정 과정, 투명성과 책임성 근거한 교회적 식별 필요

 

 

- 세례받은 이들의 교회 생활 참여는 지역교회의 참여적 기구들을 통해 주로 이뤄진다. 2023년 4월 23일 부산교구청에서 부산교구 사목평의회 제1차 정기회의가 열리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최종문서 제3부(79-108항)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상심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희망과 길을 보여주는, 권위 있는 예수님의 명령으로 시작된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요한 21,5-6 참조)

 

시노드는 여기에서 “기도와 대화를 통해 우리는 ▲ 교회적 식별 ▲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관심 ▲ 결정 사항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과 평가가 선교의 길을 보여주는 말씀에 응답하는 실천임을 인식했다”(79항)고 말한다.

 

이 세 가지 실천은 서로 깊이 연관된다. “의사결정 과정들은 교회적 식별이 필요한데, 이 식별은 신뢰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경청이 요청되고, 이는 투명성과 책임에 의해 지지된다. 신뢰는 상호적이다: 결정권을 가진 이들은 하느님 백성을 믿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하느님 백성은 권위를 지닌 이들을 신뢰해야 한다.”(80항)

 

여기에서 문서는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교회적 식별에 바탕을 두고 투명성, 책임과 평가의 문화를 반영하는 양성이 필요하다. 이 양성은 기술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신학적, 성경적, 영적 기초를 탐구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모든 세례 받은 이들은 증거, 선교, 성화 및 봉사의 측면에서 공동책임을 강조하는 이러한 양성이 필요”하고 이는 특히 “책임을 맡고 있거나 교회적 식별에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형태의 양성”이 요구된다.(80항 참조)

 

 

선교를 위한 교회적 식별(81-86)

 

교회적 식별은 “주님이 교회에 주시는 모든 지혜의 선물과, 성령에 의해 모든 세례자에게 부여된 신앙 감각(sensus fidei)에 근거”한다.(81항) 이 식별은 “살아있는 신앙에 뿌리내린 영적 실천”으로서 “내적 자유, 겸손, 기도, 상호 신뢰, 새로움을 향한 개방성,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명”을 요구한다. 모두가 각자 양심에 따라 발언하고 의견을 나누어야 하며, 따라서 교회적 식별은 “모두의 기여를 요구하고 … 모두의 의견이 들려질수록 식별은 더 풍성해진다.”

 

여기에서, 식별의 출발점이자 기준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시노드는 “교회적 식별은 양심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신앙 감각을 성숙시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의 백성과 만나는 모든 장소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요구한다”고 일깨운다.(83항)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87-94), ‘투명성, 책임성, 그리고 평가’(95-102), ‘공동 의사결정과 참여 기관’(103-108)은 시노드의 경험에서 나온 최종문서의 핵심적 제안 사항이다.

 

문서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자유롭고 풍성한 다양성 속에서 기도하고, 듣고, 분석하며, 대화하고, 식별하고, 선교를 위한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데 조언을 제공”하도록 불리웠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시노드적 교회를 촉진하는 방법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가능한 한 많이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87항)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동체의 각 구성원은 존중받아야 하고 공동 결정의 목표에 비추어 각각의 은사와 능력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89항 참조) 특별히, 권한을 가진 자들은 현행법에 따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문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목적 권한을 가진 이들은 자문에 참여한 이들의 말을 경청할 의무가 있으며, 자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 수 없다. 그러므로 권위자는 자문의 결과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할 수 없다.”(91항)

 

문서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올바르게, 시노드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하느님 백성이 참여적 방식으로 진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며, 특히 교회법에서 제공된 제도적 수단, 특히 참여적 기구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94항 참조)

 

 

투명성, 책임성과 평가

 

의사결정으로 식별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책임성과 평가의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95항 참조) 여기에서 ‘투명성’은 단지 ‘행정적’ 또는 ‘절차적 요구 사항’이 아니라, ‘성경에 근거한 근본적인 태도’를 지칭한다. 시노드 과정 안에서 투명성은 진리, 충실, 명확성, 정직, 일관성, 모호성이나 위선의 거부, 불순한 동기의 부재 등과 연결됐다(96항). 투명성, 책임성과 평가의 실천은 교회의 신뢰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97항 참조)

 

이러한 실천들은 교회가 그 사명에 충실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이 부족하면 그것이 성직주의의 결과 중 하나가 된다. “성직주의는 교회 내에서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이나 결정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인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98항) 교회의 모든 수준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의 문화와 실천이 이뤄져야 하지만 특별히 “권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99항) 아울러 책임성과 평가의 효과적인 과정에서는 더 큰 전문성을 가진 이들, 특히 평신도들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101항 참조)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제안이 구체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 재정 위원회의 효과적인 기능 수행 ▲ 사목 및 재정 계획에서 하느님 백성의 실질적인 참여 ▲ 연례 재정 보고서 작성 및 공개 ▲ 지역 교회의 사명 수행에 대한 연례 보고서 작성 및 공개 ▲ 교회 내 모든 사목과 역할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

 

 

시노달리타스와 참여적 기구들

 

세례 받은 이들은 의사결정, 책임성 및 평가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는 주로 교회법에 규정된 지역 교회의 참여적 기구들을 통해 이뤄진다. 라틴교회에는 교구 대의원회의, 사제 평의회, 교구 사목 평의회, 본당 사목 평의회, 교구 및 본당 재무 평의회 등이 있다.

 

문서는 이들 참여적 기관들의 존재와 활동이 명목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모든 시노드 과정에서 요청된 대로 의무화되어야 하며, 다양한 지역적 맥락에 맞게 형식적이지 않고 그들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04항)

 

이들 참여적 기구들에는 “여성, 청년, 빈곤층 및 주변화된 사람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더 많은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106항) 이를 통해 “교회적 식별은 더 큰 개방성, 현실을 분석하는 능력,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4년 11월 24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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