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쾌한 클래식: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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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8-17 | 조회수3,057 | 추천수0 | |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13)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 생명의 빵 내려주시길 바라는 간절함 담아
작년 2020년 8월 17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아침 10시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이 첫 전파를 탔다. 필자를 언제나 자극하는 빨간 ‘온 에어’ 불빛과 함께 설레는 오프닝 멘트 그리고 이어 고른 첫 곡은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이었다. 이 곡은 가톨릭평화방송에서 클래식 프로그램 진행자로 임하는 자세와 각오를 청취자들에게 선보이는 곡이었다.
라틴어인 ‘파니스 안젤리쿠스’는 ‘천사의 빵’이라는 뜻으로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하신대서 유래한다. ‘그리스도의 몸’(성체축일 Corpus Christi)을 위해 13세기에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쓴 미사를 위한 기도들과 시간 전례(Liturgy of the Hours)를 포함해 찬미가(Hymn) ‘거룩한(신성한) 의식’(Sacris solemnis)의 끝에서 두 번째 절이다. 그 첫 가사가 바로 ‘파니스 안젤리쿠스’(천사의 빵, 생명의 양식)이다.
이 시는 조앙 로렌소 레벨루를 비롯한 르네상스 작곡가들의 모테트에 가사로 쓰였으며 17세기에는 ‘테 데움’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마르크 앙토완 샤르팡티에 그리고 앙드레 카풀레, 카미유 생상스가 자신의 성음악에 사용했으며 같은 가사에 세자르 프랑크가 작곡해 음악사에 방점을 찍게 된다.
1872년 파리 음악원에 교수로 임명된 세자르 프랑크는 1860년에 자신이 이미 작곡해 놓은 장엄미사 A장조 Op.12에 테너, 하프, 첼로, 오르간을 위한 곡으로 생명의 양식을 썼고 바로 3성부를 위한 장엄 미사곡(Messe a trois voix)의 5악장으로 집어넣으면서 이 곡은 드디어 완전체가 된다.
벨기에 리에주 출신으로 당대 최고 명성의 파리음악원에 들어가기 위해 프랑스로 귀화한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인 프랑크. 결국, 파리의 손꼽히는 프랑스 작곡가가 된 프랑크는 친구인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와 마찬가지로 작곡가로 명망이 높았지만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도 유명했다. 낭만주의 시대에 고전주의 음악의 순수성을 부활시키고 싶어 했던 그는 기악 쪽에서는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라는 명곡을 남겼고 이 곡은 첼리스트들도 편곡을 통해 자주 연주하는 인기 공연 레퍼토리가 된다.
하지만 세자르 프랑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의 가장 유명한 시그니처 곡은 바로 ‘생명의 양식’이다. 원래 멜로디 라인은 솔로 테너가 그리고 반주는 주로 오르간이 연주하게 되어있는데 파바로티와 스팅이 노래한 버전처럼 기타 반주로도 대단히 아름다운 집중력을 들려줄 수 있는 곡이다.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내려오신 예수님께 간절히 생명의 양식을 내려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하고 있는 이 곡은 가난하고 비천한 인간들을 위해 ‘천사들의 빵’이 만들어졌다는 내용의 가사를 갖고 있다. 매일 한 시간씩 기도하고 성경을 읽으면서 묵상하고 경건한 삶을 살아간 천주교인이었던 프랑크의 신실한 마음이 이 곡에서 오롯이 전해지며 감동을 주는 곡이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은 1주년을 맞아 2장짜리 기념 음반을 발매하고 17일 화요일 오후 3시 바오로홀에서 축하공연을 개최한다. 이날 바로 작년 첫날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새 출발의 정신으로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을 이지영이 지휘하는 CPBC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들려드릴 예정이다. CPBC 유튜브로 기념행사와 공연을 오후 3시에 생방송으로 볼 수 있으니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그의 아버지 페르난도 파바로티가 주일에 모데나의 성당에서 자주 부르던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은 정말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정말 아름답다. 함께 들어보자.
※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세자르 프랑크의 ‘생명의 양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aDnMQ9MBcDk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8월 15일, 장일범(발렌티노, 음악평론가, 서울사이버대 성악과 겸임교수,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 진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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