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떤 구역미사 풍경(안 봐도 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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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0-11-02 | 조회수1,073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오늘은 가벼운 실화 한토막 소개할 까 합니다. 어제 우리집에서 있었던 구역(가정미사) 얘기입니다.
1.서설 몇 년 동안 구역미사가 없었다가 이번에 생겨서 반장, 구역장들은 비상이 걸렸나보다. 주임신부님과 사목회장이 오시고 다른 반장들도 대거(아마 우리집이 첫 미사인듯..) 견학 오게되어서 더욱 그러하다.
약 2주전에 아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구역미사가 시작되었는데 우리 동네는 열심인 신자는 많아도 선듯 자기집에서 하자고하는 이가 없으니 어쩌면 좋으냐... (사실 외짝 교우도 있고 수능을 앞둔 고3도 있는집이 있어서 애로가 있을것이다.) 실은 내가 승낙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내가 하루 이틀 살아 봤나??)
그래서 당신 좋을대로 하구려...했더니 표정관리하는 아내의 기쁨이란..... (점수 따기는 참 쉽습니다, 잘 까먹어서 그렇지)
나는 즉시 전례력을 보고 머리(컴퓨터)를 굴려보니 그날(11월 1일,화요일) 성가 선곡이 대충나온다.
첫째, 이 날은 모든 성인의 날이니 성가 294장 "모든 성인 성녀시여"를 하고 둘째, 봉헌은 이날 복음 주제가 진복팔단이니 성가 38장"행복 하여라"를 하고 세째, 성체성가는 아이들도 잘아는 쉬운 성가로 성가161장"성체를 찬송하세"와 성가 506장"사랑으로 오신 주여"를 하고 네째, 마침성가는 위령성월임을 감안하여 좀 씩씩한 곡인 성가 227장"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라"를 골랐다.
그리고 대축일이지만 가정 미사이므로 미사곡은 못하더라도 알렐루야와 아멘을 하기로 정했다
반주는 평소에 반 냉담 상태인 딸아이에게 맡겼다. 집에는 전자 피아노가 있어서 오르간 소리도 난다.
2. 미사 전 풍경
저녁 8시 미사인데 30분 전부터 신자들이 모여 들었고 아내와 열성당원들은 아침부터 떡 해 오고 과일 준비하고 술잔 준비하고...이거..원 잔치집 같다. 문제는 일찍온 신자들이 성가연습을 하러 온 것이다.
아침 본당 미사때 성가 294장을 입당성가로 했는데 이 곡은 일년에 한 번 밖에 안 부르는 곡이라 아는 사람이 없어 큰 수녀님이 독창하다시피한 모양이다(수녀님이 선곡) 그런데 저녁 구역미사때 이 곡을 또 한다고 하니 일찍 가서 배우자! 이렇게 된 모양입니다. 그리하여....졸지에 제가 우리집 거실에서 미사 전 성가 연습을 시켰지 뭡니까?
역시 달라.... 음, 이제 알겠구나...
저 마다 한마디씩하며 성가연습에 열을 올리더라구요. 알렐루야를 (366장) 연습하니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가정에서 웬 알렐루야냐...그런 표정이다.
3.미사 풍경 약 40 명의 아이,어른 ,노인이 거실을 빽빽이 채우고 미사를 거행했는데 신부님은 강론까지 주일미사처럼 했습니다. 딸아이가 한 동안 반주를 안 했는데 옛날 주일학교때 솜씨가 남아 있더라구요...
입당성가는 제가 자신있게 부르니 2절까지 잘-불렀고 알렐루야는 다함께 부르고 독송부분은 제가 시편창법으로 낭낭히 부르고 다시 합창! 봉헌성가도 4절까지 충분히 불렀다. 거양 성체때 아멘!을 노래하고 성체성가와 마침성가도 잘 끝났다.
4. 미사후 풍경 말 하기 좋아하는 자매님들이 저에게 밉지않게 눈을 흘기며 하는 얘기는...
이제 이 집에서 구역미사때 성가를 잘-하고 알렐루야까지 했으니 다음 차례 부터는 큰일났는데 책임 져라! 그런 농담이 오갔습니다.
5. 마치며.. 저는 구역미사라도 최소한 알렐루야와 아멘은 노래로 해야한다고 믿고 시행한 것 뿐입니다. 이제 우리 동네에서는 구역미사때도 본당 미사 못지않게 하느님 찬미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기대합니다.
제1부 미사에 이어 제2부 행사는 화기애애한 가운데 동네 축제가 이어졌습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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