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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2479]삼천포에 빠지는 답변 (부제) 천주교 음악은 Arch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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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원택 쪽지 캡슐 작성일2001-04-16 조회수356 추천수0 반대(0) 신고
제가 알고 있는 바로는 여러 시편을 부를 경우 알렐루야도 화답송(Responsorium) 비슷하게 처음 선창자 한번, 다함께 한번 한 후 시편 한 절 끝날때마다 한번 다같이 알렐루야라고 노래하며 답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편 절 수가 3절 있으면 다 합쳐 선창자 한번, 다함께 1+3번 부르게 되겠지요. 그렇지만 음을 올려서 하라는 지시가 알렐루야에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습니다. 부활 성야에 사제가 초를 들고 성전안에 올때 '그리스도 우리의 빛'을 세번 부를 때 관행상 점점 더 높은 음으로 노래하는 것은 몇번 보았지만, 이 경우는 짧으며 음역이 작은 부분이라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음씩 높이라는 지시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보통 한 음씩 높여가며 반복하는 것은 개신교에서 그들의 음악철악인 '하늘을 행해 올라감'을 보이기 위해 많이 쓰여지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천주교의 음악철악은 Arch형 구조로 하늘에 올라가면 다시 땅으로 와서 다시 봉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천주교 음악의 유명한 곡들은 대부분 Bass 선율이나 주 선율이 근음으로 내려오면서 이루어지는 강한 선율적 종지의 형태를 취하며 19-20세기 개신교 곡들 많은 곡은 모든 성부가 올라가면서 끝나는 종지를 쓰며 Soprano 부분이 근음이 아닌 3음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끝 2마디만 들으면 그 곡이 19-20세기 미국풍 개신교 곡인지 아닌지 구별이 쉽게 가지요. 이런 철악의 차이때문에 저는 가사 뿐 아니라 선율과 화성 역시 천주교적인 것과 못한 것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 Arch형 구조는 천주교 음악에 매우 중요한 구조입니다. ( 미학과 철악에 관한 더 자세한 것은 임동순 교수님이 훨씬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레고리안 성가의 선법 자체가 낮은 근음(시작, 끝음)으로 시작하여 중간에는 주음(dominant, 낭송음)으로 올라가 머물다가 다시 근음으로 내려 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arch형태가 생겨납니다. 선율 뿐 아니라 빠르기와 강약에도 arch 형태로 해석하면 대부분 그레고리안 성가가 훨씬 자연스러워 집니다. 이 arch형태는 어떡게 보면 유럽식 웅변과 비슷하지요. 처음에 천천히 시작위치를 확보하여 중간에 듣는 이들 현혹시키고 끝에 차분히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청중이 듣기 편하게 말해주지요. 우리나라에 알려진 웅변은 원조도 모르겠고, 끝을 강조하는 개신교 음악철학과 연관이 있는 것도 같은 효과 전혀 없는 쇼지요. 진짜 연설을 볼려면 Lincoln의 Gettysburg 연설 재현한 것을 보십시요. 그전에 다른 분이 2 시간 장황한 연설을 했지만 침착한 말투의 Lincoln의 5분짜리 이 연설이 실제로 역사에 남지 않았습니까? 아니면 미국의 Martin Luther King의 연설을 보십시요. 실제로 Kennedy의 연설에 비해 훨씬 뛰어난 연설이지요. (참 Kennedy는 실제로는 별로 이룬 것 없는데 왜이리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그리고 진짜 아까운 Kennedy는 동생 Bobby 인데... Bobby는 너무 약자와 동감하는 사람이 돼서 암흑의 세력이 암살시켰다는 음모설이 있습니다.) 선동력은 역시 무서운 Adolf Hitler.. . 보고 있으면 말 한마디 못 알아보아도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무섭고 어두운 매력이 있습니다. 이 모두 한국식 웅변과 거리가 멀지요. 말이 많이 세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음을 높이면서 노래하라는 것은 꼭 해야 할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부활 알렐루야 처럼 긴 부분을 계속 높여 가면서 노래하는 것은 자칫하면 목에 무리가 될 수도 있구요. 그리고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구지 한음씩 이라는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부활 성야에서 제일 기대 되는 것은 '긴 부활 찬송 (Exsultet)' 과 '모든 성인 호칭 기도'이지요. 특히 exsultet처럼 부활의 핵심을 찌르는 곡은 없다고 봅니다. 원래는 신부님이 하시는 곡이지만 예전 Indianapolis 한인 본당 신부님은 저희들한테 안수하고 노래하게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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