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홍콩] 한인성당 미사참례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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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건정 | 작성일2001-05-23 | 조회수901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홍콩 한인 성당 미사참례기
성가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에는 홍콩과 마카오에서 미사참례한 소감과 교훈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홍콩과 마카오는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제국 주의 시대에 영국과 포르투갈이 힘으로 빼앗듯 하여 식민지로 건설한 도시입니다. 지금은 중국에 반환된 한 자유무역 도시이지요.
인천에서 국적기를 타고 홍콩으로 네 시간을 날아가며, 또 홍콩에서 마카오 까지 쾌속정으로 한 시간을 가며 지금도 이렇게 먼 길을 그 옛날 한국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신부님은 열 다섯 소년의 몸으로 쪽배를 타고, 걷고, 목숨을 걸고 가시어 사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셨다고 생각하니 나는 너무 호사스럽게 가는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홍콩 한인 성당 미사 참례소감을 약간의 배경설명과 함께 정리하고자 합니다.
2001년 5월 18일(금) 저녁7시 30분에 인천공항을 이륙하여 현지시간 밤 10시 30분에 홍콩 신 공항에 도착하였다. 아는 사람, 안내자 없이 덜렁, 친구같은 아내와 함께 초행길을 가니 더럭 겁이 난다. 가기 전 중국어 회화 공부를 하긴 했는데 몽매한 탓에 허사가 되고 말았다. 중국 보통어는 북경어(만다린)이고 홍콩 사람이 쓰는 말은 광동어, 즉 캔티네스 이다. 글은 같은 한문이로되 말이 전혀 다른 것을 홍콩에 와서 알았다. 홍콩사람은 영어를 다 잘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피차 서툰 영어로 소통하여 공항에서 홍콩섬 완차이에 있는 주점(酒店)에 도착하니 자정이 넘었다. [술도 잘 안 마시는 김빠뜨리시오가 웬 주점에?... 예, 중국어권에서는 호텔을 주점이라고 합니다. 레스토랑은 주루 라고 하지요.]
5월 19일(토) 오전에 눈을 붙이고 주위를 돌아 본 다음 오후 3시에 홍콩 한인 성당 주소를 알아내어 택시를 타고 찾아갔다. 거리 풍경은, 초고층 건물과 아파트가 다닥 다닥 붙어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란 느낌이 든다.
찾아간 곳은 홍콩 교구 성 조셉(St. Joseph) 성당인데 약 60 여개 성당 중에 하나이고 큰 성당이다. 성당이 위치한 센트랄이란 지역은 요지이며 글자 그대로 중심가이다. 좌석에 비치된 성가책과 미사책을 보니 모두 영어로 되어있다.
홍콩에 단 하나 뿐인 한인 성당도 우리 성당은 아니고 홍콩인 성당을 빌어 주일미사를 토요일 오후 4시에 특전미사로 드린다. 홍콩에 한인은 약 8천명이 있다고 하며 그 중 약 1천명이 신자인데 대부분 사업하는 분 들이라 출장이 많아 미사에는 절반 정도가 참석하는 듯하다.
성당 규모는 1층, 2층 합하여 약 7백석 정도로 크고 전자오르간은 제대 옆에 있다. 구조는 육각형으로 제대는 벽이 좁고 입구는 넓은 구조이다. 제대 중앙에 고상이 있고 벽에 큰 성화가 그려져 있어서 우리와 다른 분위기이다. 성가 소리가 나기에 소리에 홀리 듯 본능적으로 가 보니 약 20 여명의 장년 성가대가 연습하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뒤에 앉아 어깨 너머로 성가연습을 따라 하기도 했다. 한국과 달리 성가대원들이 잘생기고 젊고, 활력이 넘쳐 보인다.(평균 30대 후반인 듯...) 미사 때 보니 남성 7명, 여성 16명, 여성 지휘자와 반주자 도합 25명으로 적은 편은 아니다.
홍콩 섬 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구룡(Kowloon)반도에서도 온다니 성의가 가상하다. 신자는 약 4백명 정도로 추정되는데 좌석이 거의 찼다. 연령층이 다양하여 어린이와 장년이 많고 중고등부 학생과 노인은 거의 없다. 그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군인 성당 빼고는 신자 평균연령이 가장 젊은 성당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성 신자가 더 많은 데 미사보 쓴 사람은 4명뿐이다. 이 곳 관습인가 보다. 성가대는 까운이 없다. 이곳 날씨가 후덮지근한 여름 날씨이기는 하다.
성가대 위치는 1층 제일 좌측 앞 쪽이다. 그리고 앞을 보고 노래한다. 이런 배치는 처음 본다. 전자오르간은 제대 좌측에 있고 오르가니스트는 제대를 향하여 앉아 연주하므로 지휘자를 보기 어려운 위치이다. 홍콩식인가 보다. 지휘자는 성가대와 신자들을 보고 지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지휘자의 손이 안 보이므로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오늘 주보를 구하려 아무리 살펴 봐도 없다. 알고 보니 주보를 매 주 우편으로 보내주므로 비치용이 없다. 주보를 받고도 미사에 안나오기는, 인간적으로, 어렵겠다.
오늘 부활 제 6주 주일미사의 전례성가에 접근해 보면...
입당성가--.성가책 130번 "예수 부활하셨네" 이다. 1절만 하고 끝난다. 성가대 인원이 성당 공간에 비하여 적고 성가대의 위치가 앞이라 뒤에서 들으니 (전체적으로 보면 구석에서 노래하는 셈..) 들리는 소리는 미약하다. 신자들은 성가책이 거의 없어서 제창도 잘 안되는 상황......
미사곡은 여기서도 문제이다. 오르간이 자비송 첫 음을 뿡-! 하고 주더니 바로 노래가 나온다. 가히 조건반사적... 자비송--성가책 325번 (이문근 신부 곡)을 교창, 이어서, 대영광송--안타깝게도 잘 못 인쇄된 책이 홍콩까지 전파되어 셋째단 즉, 주님을... 부분 리듬을 틀리게(4.8.8) 부른다. 홍콩 신자들은 아무도 이것이 틀린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 하다. 교창이 잘 안되는 듯... 화답송--해설자/신자 낭송 복음 환호송--성가책 366장 제창 및 시편 부분 성가대 제창 그러나 시편 창법을 잘 모른는 듯......가사전달이 잘 안됨.
봉헌성가--성가책 44번 "평화를 주옵소서" 이다. 오늘 복음과 관련이 있다.
성체성가--성가책 500번 "평화의 하느님" 과 496번 "주님은 우리 사랑하셨네" 이다. 이어서 성가대 특송으로 구노의 "아베마리아(번역본)"을 열창!(성가대 입장에서)
파견성가--성가책 245번 "맑은 하는 5월은" 이었다.
이 이외에 환호 노래와 주님기도 등 모두 노래로 잘 한다. 다만 환호노래는 좀 더 확신의 표현으로 힘차게(게다가 지금은 부활시기아닌가) 부르면 더 좋겠고....
연습때, 특송에 모든 시간을 투입하다보니 다른 성가는 연습을 못 하거나 한 번 불러 보고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성가 496번 같은 곡은 주의를 요하는 늘임표 부분과 리듬이 있는데 기껏 연습 때는 잘 지적하고 수정을 했는데 미사 때 들어 보니 "도루묵"이다. 연습을 너무 적게하여 하나마나한 연습이 되어 버렸다. 또한 영성체 후 특송으로 구노의 아베마리아는 전례상 맞지 않는다. 성모성월이라고 특별히 공을 들였지만 차라리 봉헌 때 부르던지 성모의 밤 때 부르는 것이 어떠했을까?
이역 만리 홍콩땅에서 수고하며 공동체를 이뤄 나가는 주임 신부님(대구교구)과 성가대 지휘자, 단장, 모든 단원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내가 홍콩까지 날아가 쓴소리를 하는 목적은 하나! 조금이라도, 한 본당이라도 더, 올바른 전례성가의 정착이다.
홍콩 한인 성당은 형식상 한국에서와 똑 같은 미사, 전례, 성가 이지만 우리 가톨릭 성가게시판에도 들리시어 돈 주고 못 사는 보석같은 글 들을 읽으시고 보다 바른 전례성가를 가꿔 나가면 더욱 좋겠다는 느낌이다.
미사후 성모회에서 무료 제공하는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주점으로 돌아왔다.
홍콩에서 김빠뜨리시오 올림. [내일 마카오 성 안토니오 성당 주일미사 참례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한인 성당은 없고 포르투갈어 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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