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메시아 감상(6)] 제 12곡-제 17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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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봉섭 | 작성일2001-12-12 | 조회수1,37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
[메시아 감상(6)] 제 12곡-제 17곡
[이 글은 제가 1995년 6월에 저희 성가대원들을 위해 썼던 메시아 감상 도움글을 약간 수정하고 악보를 추가한 것입니다. 참고로 메시아의 nwc 악보는 http://www.vpmag.com/nwc/messiah.html에서 구할 수 있으며, http://www.cdnow.com을 검색하면 여러 연주의 샘플도 들을 수 있습니다.]
No. 12 Chorus : For unto us a child is born 합창 : 우리를 위하여 태어날 한 아기
얼마나 감동적인 예언입니까? 참으로 환호할 일입니다. 음악 또한 기쁨에 넘칩니다. 이는 <메시아> 예언부의 절정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예언을 통해 신약의 사건들을 생각하게 하는 <메시아>의 구조상, 이곳에서 실제 주님의 탄생을 기리며 기뻐할 것입니다. 성탄 밤 미사의 독서 때마다 만나는 이 부분을, 이 멋진 음악을 통해 더욱 기쁘게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메시아> 전체를 통해 이 곡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먼저 소프라노가 밝은 주제를 노래합니다. 테너가 그 주제를 받아 주면 소프라노는 "born"이라는 가사에 수십 개의 16분음표를 붙여 마음껏 환호합니다(악보 15). 알토와 베이스가 비슷하게 이 주제를 노래하면, 테너는 점음표로 된 새로운 악상으로 "그 어깨에는 주권이 메어지겠고"를 노래합니다. 한 번에 한두 개의 파트만 다성적으로 노래하는 얇은 짜임새로 일정하게 나지막한 셈여림을 유지하다가 "Wonderful, Counsellor"에서는 갑자기 모든 파트가 포르테(어떤 악보는 포르티시모)로 노래합니다(악보 16). 짜임새와 셈여림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반복되어 결국 클라이맥스를 이루게 되지요. 노래하기는 물론 쉽지 않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곡입니다.
한편 "Wonderful, Counsellor" 부분의 악보(악보 16)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토머스 비첨(Thomas Beecham)경의 1950년대 연주를 떠올리는 음악애호가가 많으실 겁니다. 처음 이 글을 시작하면서 소개했듯이 그 연주는 오케스트라 편성을 새로 만들어서 규모를 엄청나게 확대해 놓은 것으로, 이 곡도 상대적으로 느리고 장대한 편입니다. 특히 위 악보 부분에서는 트라이앵글이 트레몰로를 연주하더니, 곡 나중에 "Wonderful"이 돌아오는 부분에서는 급기야 심벌즈까지 터집니다. 인간 감동을 극대화시키고자 하는 특별한 연주라고 생각되고, 그런 만큼 호평과 혹평이 극단적으로 엇갈립니다. 적어도 헨델 스스로는 상상을 못했을 것 같고, 그래서인지 저한테도 상당히 어색하게 들립니다. 하기야 아주 재미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두 번째 글 "원전연주(정격연주)" 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에 대세를 이룬 여러 원전연주들은 역시 헨델 시대의 특징에 부합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이 곡도 마치 어린이들이 천진하게 환호하는 것처럼 밝고 가볍게 연주합니다. 주님 앞에서 환호하는 인간의 모습으로는 이것이 더 어울려 보이기도 합니다.
No. 13 Pifa 전원교향곡
이제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눈을 들판으로 돌립니다. 여기서부터 제 1부의 두 번째 부분입니다. 목동들이 양들을 보살피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 함께하면 좋을 목가적인 기악곡이 연주됩니다. 전형적인 목가 리듬과 함께 목동들의 백파이프("pifferi")소리도 들립니다. 밑에 깔린 현악기의 소리가 이 백파이프 소리를 흉내내는 것입니다(악보 17). 호그우드판을 들으면서 목동들의 분위기에 참 잘 어울리는 연주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생동감있게 연주되는 목가 리듬과 민속악기(fiddle)처럼 들리는 현악기 음색, 역시 백파이프와 비슷하게 좀 덜 풍부한 울림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한편 리히터판은 보다 여유있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배어납니다.
헨델은 이 곡의 길이에 대해 여러 번 생각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11마디만으로 했다가 나중에 중간 부분과 다 카포를 붙였다고 하는데, 많은 연주가 긴 판본을, 호그우드판 등은 처음의 짧은 판을 따르고 있습니다.
No.14a Recitative : There were shepherds, abiding in the field 레시타티브 : 그 지방에는 목자들이 있었는데 No.14b Recitative,accompanied: And lo, the angel of the Lord 레시타티브 : 그런데 주님의 천사 하나가 No. 15 Recitative : And the angel said unto them 레시타티브 : 그러자 천사가 그들에게 말했다 No. 16 Recitative,accompanied: And suddenly there was with an angel 레시타티브 : 그러자 갑자기 그 천사와 함께 No. 17 Chorus : Glory to God in the highest 합창 :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전체적으로 <메시아>의 대본에서는 약간은 간접적이고 모호한 시각을 통해서 신비롭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방법이 쓰이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전체를 통해 유일하게 순수한 해설 부분으로, 실제 그 장면을 나타내는 루가복음 구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언에서 해설로의 변화는 그 자체로 육화(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심, incarnation)의 상징이라고도 합니다. 앞의 전원교향곡에 이어, 양치는 목자들 앞에 주님의 영광이 비추고 천사가 주님의 탄생을 알려 주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옵니다. 연속된 소프라노의 레시타티브가 앞부분을 해설하는데, 계속저음 악기로만 반주하는 단순한 레시타티브와 오케스트라가 반주하는 레시타티브를 번갈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디너판의 경우 보이소프라노를 기용하고 있는 것이 매우 특징적입니다. 그러고 보면 목동의 목소리는 보이소프라노로 많이 표현되는 점에 착안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거기에 바로 이어지는 천사의 찬양은 역시 합창입니다. 처음으로 트럼펫도 등장합니다. 가사에 맞게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은 반짝이는 현악기들과 더불어 고음 파트가 높게 부릅니다. 그리고 "땅에서는 평화"는 남성이 낮게 땅이라는 느낌을 표현하며 반복되는 화음으로 노래하는데, 그것이 평화를 나타내는 헨델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하는군요(악보 18). 이어 네 파트가 다음 가사를 다성적으로 노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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