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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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7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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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페소서
항구 도시인 에페소는 육지와 지중해 바다를 잇는 교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곳입니다. 그리고 항구 도시, 유통의 중심지라는 특성으로 인해 사치와 향락이 만연했습니다. 또한 아르테미스 여신 숭배의 중심지였으며, 황제를 숭배하기 위해 지어진 신전도 있었을 만큼 우상숭배가 만연한 곳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 역시 2, 3차 선교 여행 때 에페소에 들려 교회 공동체를 세웠으며, 3차 선교 여행 때는 에페소에서 오랜 시간 머물면서 코린토서를 비롯해서 갈라티아서, 필리피서, 필레몬서를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3년여 가량을 에페소에 머물렀고 그곳 교회 구성원들과 친교를 나눴음에도 에페소서에서는 그들을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마서나 코린토 서간의 문체와 에페소서의 문체가 상이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에페소서는 바오로 사도의 친서가 아닐 수도 있으며 그의 신학적 기조를 따르는 사람들 가운데 누군가가 그의 이름을 빌려 작성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1장 1-2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다른 서간들과 마찬가지로 편지의 수신처인 에페소 교회 공동체를 향해서 인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1장 3절-3장 21절에서 에페소 교회를 향해 교리적 가르침으로 하느님의 구원 행위가 지향하는 귀결점이 교회라는 것을, 그런 점에서 교회야말로 일치와 화해의 장소라는 것을 가르칩니다. 먼저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주어지는 하느님의 은총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창조 이전부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셨으며, 우리를 거룩한 존재가 되게끔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또한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예수님의 십자가 공로로 죄의 용서라는 넘치도록 풍성한 은총이 주어졌다고 가르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고백하게 될 때 성령의 인장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을 찬양하게 된다고 알려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에 대해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으는 계획입니다.”(1,10)라고 말합니다. 이로써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통해 수렴될 것이며, 그때까지 세상의 완성을 향한 하느님의 창조가 계속된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니 성령께서 우리를 지켜주실 것임을 믿고 하느님의 소유로 속량될 때까지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살아가자고 독려합니다. 이어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과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에페소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하느님께 감사 기도를 드린 뒤 만물의 으뜸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향한 찬양의 기도를 바칩니다.
2장에서 바오로 사도는 육의 욕망에 따라 살아가며,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긴 채 저질렀던 죄와 잘못으로 인해 죽음의 운명을 지닌 인간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인해 구원받게 되었음을 알려줍니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덕행의 결과가 아니라 오롯이 하느님의 은총이며 선물입니다. 다음으로 바오로 사도는 할례와 율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고,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할례받은 자, 할례받지 않은 자로 나눠지지 않는다고 가르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서 모든 계명과 율법을 폐지하시고 당신의 구속 공로로 모든 인간을 하느님과 화해시키셨으며 일치시키셨습니다. 그래서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서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되었으며, 같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모퉁잇돌로 하는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방인들과 이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자신의 사도직 활동의 정당성을 피력한 뒤 이 모든 것을 이끌어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에페소 교회 공동체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 함께 하셔서 그들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4장 1절-6장 20절은 일치와 화해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바오로 사도의 구체적인 권고가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먼저 바오로 사도는 살아가는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서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만큼 일치를 이루라고 당부합니다. 또한 예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새 생명의 품위에 맞게 서로에게 진실하며 죄를 짓지 말고, 하느님과 성령을 슬프게 만들지 않도록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며 서로를 용서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허황된 말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빛의 자녀로서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선과 의로움 그리고 진실이 드러나는 삶을 살라고 가르칩니다. 이 밖에도 가족 안에서 아내와 남편의 덕목을 가르치는데 여기서도 핵심은 그리스도를 대하는 것처럼, 그리고 교회를 대하는 것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 종과 주인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로 하느님 안에서 관계를 성화시킬 것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단순히 이를 인륜이나 도덕으로 접근하지 않고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돌아보라고 말하고 있으며, 서로를 대할 때 하느님을 대하고 하느님께 행동하는 것처럼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느님을 향한 굳은 믿음을 간직하고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면서 우리를 향해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악령들과 끝까지 싸워 이길 것을 당부한 뒤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부탁합니다.
6장 21-24절은 맺음말로서 협력자로 키티코스를 에페소 교회로 보낸다는 이야기와 함께 하느님의 평화를 전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5년 7/8월호, 노현기 다니엘 신부(사목국 행정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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